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한국 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확산 우려로 학생들의 등교 수업 일정을 1주일씩 연기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언론인 비자 발급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필리핀 간에 새로운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은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부터 살펴보도록 하죠.
기자) 네, 11일 현재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누적 확진자는 414만 3천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 기준인데요. 전 세계 누적 사망자는 약 28만 4천 명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한국은 학생들의 등교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한국 교육부는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13일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시작으로 초∙중∙고 학생들의 등교를 순차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11일, 이를 1주일씩 연기하겠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등교 예정일을 이틀 앞두고 갑자기 연기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확산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남성이 서울 이태원에 있는 나이트클럽 몇 곳을 방문한 후 감염 확진자들이 새로 속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신규 확진자가 얼마나 나왔습니까?
기자) 이태원 클럽과 관련한 감염자는 현재까지 적어도 90명에 이른다고 한국 주요 언론들은 전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클럽에 다녀온 사람 중 상당수가 클럽을 찾은 사실 자체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감염 확산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클럽이라는 곳의 특성상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찾았는지 제대로 파악하기도 어려운 상황일 텐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더구나 현재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 또한,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 인천, 제주도에서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들로 인한 2차, 3차 감염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가 등교 일정을 연기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한국 교육부는 이태원 클럽발 2차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결국 1주일씩 이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에 따라 애초 13일 예정이었던 고3 학생들의 수업은 20일로 연기됐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진행자) 중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도 다시 확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지로 지목받고 있는 후베이성 우한에서 한 달여 만에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왔고요. 특히 북한과 가까운 지린성에서는 집단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11일까지 보고된 확진자 14명 중 11명이 지린성 수란시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도 코로나 재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군요.
기자) 네, 더구나 중국은 다음 주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년대로라면 매년 3월 초, 중국 전역에서 이 행사를 위해 5천 명 이상이 베이징으로 집결하는데요. 하지만 다시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늘면서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 상하이에서는 디즈니랜드가 다시 문을 열었네요.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 때문에 문을 닫았던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11일 재개장했습니다. 전 세계 디즈니랜드 중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영업을 재개하는 곳은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처음입니다.
진행자) 반응이 어땠습니까?
기자) 이미 지난 8일 온라인 판매 때 입장권이 매진됐습니다. 11일 개장 당일 분은 물론이고요. 1주일 치 입장권까지 다 매진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디즈니랜드 측에서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한 대비는 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디즈니 측은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리지 않도록 일일 최대 입장객 8만 명의 20% 규모에서 입장권을 판매하고 있고요. 또 입장객들도 시간대를 미리 선택해 그 시간대만 들어오도록 했습니다. 입장 전 체온을 재고, 마스크도 써야 합니다. 디즈니 측은 또 당분간 퍼레이드와 실내 극장 공연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중국과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나라가 사회 경제 정상화 시동을 걸고 있는 분위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휘몰아쳤던 유럽 각국도 서서히 일상을 재개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럽 주요 국가 중에서는 영국의 코로나 상황이 가장 심각한데요. 영국 정부는 이동 제한 등의 봉쇄 조처를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건설업, 제조업 등 일부 영업은 출퇴근 허용을 장려하고, 야외활동 제한도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최근 코로나 근원지를 놓고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번에는 언론인 비자 문제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언론인에 대한 비자 기준을 강화했습니다. 11일부로 시행에 들어갔는데요. 미국 국토안보부는 지난 8일, 중국 언론인의 비자를 연장 가능한 90일짜리로 제한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전과는 어떻게 바뀌게 된 겁니까?
기자) 지금까지 미국 정부는 중국 언론인에 대한 비자를 발급할 때, 유효기간을 무기한으로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비자 발급일로부터 90일까지만 유효한 것으로 제한하고요. 단 필요하다면 연장할 수 있게 한 건데요. 미 국토안보부는 중국 정부가 언론인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초 중국 정부가 미국인 기자들을 추방한 일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월 3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에 “중국은 아시아의 병자”라는 제하의 기고문이 실리자, 미국인 2명과 호주인 1명 등 해당 신문 기자 3명을 추방했습니다. 보름 뒤인 2월 18일, 미국 정부는 ‘신화통신’, ‘CGTN’ 등 중국 관영 매체 5곳을 ‘외국사절단’으로 지정했는데요. 중국 언론사가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정책을 홍보하는 선전 수단으로 활동하며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외국사절단으로 지정되면 외국대사관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는 거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외국사절단으로 지정된 매체들은 미국에 있는 자산을 미국 정부에 신고해야 하고, 새로운 자산을 취득할 때는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또 모든 직원의 명단도 제출해야 합니다.
진행자) 이런 미국 정부의 조처에 당시 중국 정부가 크게 반발하고 나서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중국 정부도 그 다음 달인 3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 중국에 주재하는 미국 언론사 기자들로부터 기자증을 반납받아 사실상 이들을 추방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미국의 이번 비자 강화 조처에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상응 조처를 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섰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미국의 결정을 거부한다며, 미국이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중국은 반격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자오리젠 대변인이라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국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주장으로 논란을 일으킨 인물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도 미국에 대한 불만 섞인 발언을 이어갔는데요. 미국은 시시때때로 냉전 시대적 사고방식과 사상적 편견에 사로잡혀 중국 언론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 정부가 최근 여러 가지 쟁점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양상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놓고 양국 간의 갈등이 깊습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사태 초기, 사실대로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했더라면 사태가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했다며 중국 책임론을 일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 책임론과 관련해 계속해서 여러 의혹과 주장들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연구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최초의 발원지일 것이라는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게 코로나 팬데믹 선언을 늦춰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까지 나와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독일의 한 언론사가 보도한 거죠?
기자) 네, 독일 주간지 ‘ 슈피겔’이 독일 연방정보국(BND)의 문건을 인용해 10일 전한 내용인데요. 시진핑 주석이 지난 1월, 게브레예수스 총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코로나에 대한 공식 발표와 경고를 연기해달라고 압박을 가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런 보도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 주석은 WHO에 전화한 적이 없다면서 독일 언론은 허위정보를 퍼뜨리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WHO도 10일 부정확한 보도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전 세계 노력에 방해가 된다며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한동안 잠잠한 것 같았던 남중국해에서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연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첫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보고된 이래 전 세계는 5개월 넘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최근 또다시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주변국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주변국들의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요. 최근 새로운 사태 발전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중국이 지난달 중순, 남중국해에 있는 섬들을 관할하기 위한 명목으로 행정구역을 신설했습니다. 이에 필리핀 정부가 중국의 조치가 국제법을 위반하고 필리핀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항의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신설한 행정구역에 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역도 해당하기 때문이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크고 작은 섬들의 군락인 ‘시사군도(일명 파라셀군도)’와 ‘난사군도(일명 스프래틀리제도)’ 일대에 ‘시사구’와 ‘난사구’ 등 2개의 행정구역을 신설했는데요. 시사군도는 주로 베트남, 난사군도는 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역과 겹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은 남중국해 문제를 국제재판소로 끌고 갔던 나라이기도 하죠.
기자) 맞습니다. 필리핀은 지난 2013년, 이 문제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에 제소했습니다. PCA는 지난 2016년,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근거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며 이 일대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기지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주변국과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국제상설재판소 판결 이후에도 특별한 변화는 없었던 걸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필리핀은 정권이 바뀌면서 그동안의 친미 성향 대신 친중국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친중국 행보와 남중국해 문제는 별개 사안이라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이 새로 행정구역을 신설했는데요. 필리핀의 항의에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모양새입니다. 현재 필리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대응하느라 외교나 국방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필리핀으로서는 중국에 항의는 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중국을 압박할 특별한 수단이 딱히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게다가 지금 필리핀은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중국의 지원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고조되면서 최근 미국의 전함이 다시 남중국해에 모습을 보였다고요.
기자) 네, 미국은 남중국해가 공해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든 자유롭게 이 지역을 항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에는 항공모함급 ‘아메리카’함과 미사일 순양함 ‘벙커힐’함이 며칠 새 잇달아 이 지역을 통과했고요. 지난주에도 연안전투함 ‘몽고메리’와 보급함 ‘시저차베스’가 말레이시아 인근 남중국해를 항해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