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초 각각 취임한 뒤 정상회담만 네 차례, 그리고 여섯 번째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두 정상의 남다른 인연에 대해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시진핑 주석이 외국 정상으로는 가장 자주 만난 상대입니다.
이는 시 주석이 박 대통령을 중국말로 ‘라오펑여우’-오랜 친구라고 부를 정도로 개인적 신뢰관계가 돈독하기 때문이라는 게 한국 청와대의 설명입니다.
두 정상의 첫 만남은 9년 전인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저장성 당서기였던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야당 대표로 유력한 대권 주자로 손꼽히던 박 대통령이 다른 일정을 물리치고 시 주석을 만났습니다.
이 만남에서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한 새마을운동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후 두 정상은 서한 등을 주고 받으며 인연을 이어갔습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이 지난 2010년 국가부주석에 오르며 후진타오 당시 주석의 후계자로 사실상 확정되자 축전을 보냈고, 시 주석도 박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축전을 보냈습니다.
지난해 3월20일에는 박 대통령이 시 주석의 선출을 축하하는 전화를 걸어 두 정상은 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취임을 축하하는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이 같은 인연은 지난해 6월 박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꽃을 피웠습니다.
공식 환영식에서부터 정상회담과 청소년대표단 공동접견, 국빈만찬 그리고 특별오찬까지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방문 이틀 동안 무려 7시간 반이나 함께 시간을 보내며 환대를 베풀었습니다.
이후 두 정상은 지난해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장에서 만나 환담을 나눴고 한 달 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 때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지난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세 번째로 회담장에서 마주 앉았습니다.
시 주석의 이번 한국 방문은 무엇보다 두 가지 면에서 각별합니다. 시 주석이 취임 이후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찾는 것이 하나이고, 또 시 주석이 그 동안 두 나라 이상을 순방하던 관례와는 달리 이번에는 한국만 단독으로 방문하는 것입니다.
한국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이 이처럼 한국에 대해 각별함을 나타내는 것은 두 정상의 특별한 인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박 대통령도 시 주석의 방한 둘째 날인 4일 공식 의전 계획에는 없는 특별오찬을 하고 한-중 경제통상협력 포럼에도 함께 참석하는 등 파격적인 예우를 준비해 놓았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