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을 마치고 어제 마지막 기착지인 로스앤젤레스에서 서울로 돌아갔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엿새 동안,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는데요, 김연호 유미정 두 기자와 함께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정리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진행자) 유미정 기자, 김연호 기자, 박 대통령 방미 기간 중 취재에 수고가 많았습니다. 먼저, 박 대통령의 주요 일정이 어땠는지 소개해 주시죠?
유미정) 네, 박 대통령은 5일부터 9일까지 4박 5일 동안 뉴욕과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3개 도시를 차례로 방문했는데요, 현지 한인 간담회,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미 의회 합동회의 연설, 미-한 동맹 60주년 기념만찬회 등 아주 굵직하고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냈습니다. 뉴욕 방문 중에는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했고요, 워싱턴에서는 도착 직후 곧바로 ‘알링턴 국립묘지’ 와 한국전쟁 참전기념 공원을 방문해 헌화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방미의 핵심 일정은 아무래도 오바마 대통령과의 미-한 정상회담인데요, 어떤 문제를 논의했습니까?
김연호) 네, 한반도 안보 문제가 심도있게 다뤄졌습니다. 특히 북한의 도발 위협과 북한 핵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됐구요. 60주년을 맞는 양국의 동맹관계, 또 동북아시아와 세계 무대에서 양국의 협력 방안도 논의됐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자유무역 협정의 이행평가를 했구요, 경제협력 문제도 다뤘습니다.
진행자) 정상회담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죠. 한반도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 지난 몇 달 동안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됐었는데, 두 정상이 어떻게 입장을 정리했습니까?
김연호) 두 정상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말 들어보죠.
<Roundtable-YHK act1> [녹취: 오바마 미국 대통령]“ President Park and myself … ”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고 북한의 도발에 절대 보상하지 않는다는 데 박근혜 대통령과 의견을 같이 했다는 겁니다. 박 대통령도 북한의 도발과 위협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도발하면 북한의 고립만을 초래할 것이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도 관심사였지 않습니까?
김연호) 네,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게 두 정상의 대답이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과 외교적으로 접촉하고 신뢰를 쌓아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변화하면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말 들어보시죠.
<Roundtable-YHK act2> [녹취: 박근혜 한국 대통령] “제가 제시한 한반도 프로세스 이행을 비롯한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서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미-한 동맹 60주년을 맞아 특별한 공동선언이 채택됐죠?
김연호) 그렇습니다. 양국관계 미래의 발전 방향을 담은 선언인데요,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화와 번영의 핵심 축으로서 미-한 동맹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또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방위조약도 재확인하고, 북한의 변화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도 큰 관심을 끌지 않았습니까? 박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무슨 말을 했나요?
유미정) 네, 박 대통령은 차분하고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약 40분간 영어로 연설을 진행했는데요, 연설에서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미-한 동맹관계와 한반도 평화, 동북아 지역 협력 방안 등 포괄적인 현안들을 언급했습니다.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 동북아 지역 평화협력 체제 구축, 지구촌의 평화와 번영에 대한 기여 등 미국과 함께 만들어갔으면 하는 3가지 비전과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에 대한 메시지도 있었겠지요?
유미정) 물론입니다. 박 대통령은 그 동안 북한이 도발로 위기를 조성하면 일정 기간 제재를 하다가 적당히 타협해서 보상을 해주는 잘못된 관행이 반복돼 왔다며, 이제는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자, 그럼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의 핵심 메시지는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김연호) 미국과 한국의 동맹관계와 대북 공조가 확고하다는 걸 전세계에 과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여러 공식 행사에서 이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이 도발 위협으로 미국과 한국을 이간질하려 했다면 실패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그 사실이 증명됐다, 미국과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단결돼 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미정) 60년 동안 지속돼 온 미-한 동맹관계를 더욱 굳건히 다지고 또 미래를 향해 동맹을 한층 더 격상하는데 주력했다고 보입니다. 또 두 정상이 북 핵 등 북한 문제와 관련해 단호하면서도 일관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등 더욱 강화된 대북 공조체제를 대내외에 과시했다고 평가가 됩니다.
진행자) 사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내용 외에 행정부나 의회, 언론의 반응 측면에서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먼저 정상회담 분위기부터 알아보죠?
김연호) 네,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을 맞는 백악관의 분위기는 화기애애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첫 만남이기 때문에 두 정상이 개인적으로도 친분을 쌓는 기회가 됐습니다. 실무방문에서는 정상회담만 하는 게 관례인데요, 이번에는 오찬행사를 곁들여서 두 나라의 우의를 다지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국말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던데요.
김연호) 오바마 대통령이 먼저 모두 발언을 하면서, 미-한 동맹 60주년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예순살 생일을 특별히 기념한다고 들었다, 환갑이라고 하지 않느냐, 이렇게 환갑이라는 한국말을 직접 해서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환갑이 된 두 나라 동맹관계, 그만큼 확고하고 깊이 있는 관계로 발전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얘기였습니다.
진행자) 의회 연설에서도 호응이 뜨거웠다지요?
유미정) 네, 박 대통령이 조 바이든 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악수하고 연설을 시작하려 할 때 의원들을 포함한 청중들의 기립박수가 5분 넘게 이어졌습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연설 중간에 총 40여 차례의 박수와 6 차례의 기립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진행자) 박 대통령이 영어로 연설을 하지 않았습니까, 유창한 영어 실력도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하죠?
유미정) 네, 맞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박 대통령은 차분하고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40분간 연설을 행했는데요, 박 대통령의 억양에는 과장이 없었구요, 문장은 간결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메시지는 정확했습니다. 또 미국의 대화나 연설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속담 등을 적절하게 사용해서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예를 들어 박 대통령은 신뢰 구축이란 어느 한 쪽의 노력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한국 속담을 인용했는데요, 의원들의 반응 들어보시죠.
또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경제개발을 추구하는 등 이중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한 대목인데요, 한 번 들어보시죠.
북한이 꿩도 먹고 알도 먹을 수는 없다 정도로 해석 되겠는데요, 박 대통령의 재치있는 표현에 역시 의원들이 박수와 함께 호응했습니다.
진행자) 올해가 미-한 동맹 60주년인 만큼 이를 기념하기 위해 박 대통령이 주최한 기념만찬도 성황리에, 좋은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구요?
유미정) 그렇습니다. 만찬은 스미소니언 미술관 내 야외 뒷뜰에서 열렸는데요, 천장이 온통 유리로 된 뒷뜰은 정말 너무나 아름다운 행사장이었습니다. 식장은 또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이 스크린 동영상으로 전시됐구요, 한복 천을 활용한 테이블보와 색동옷고름 매듭을 응용한 냅킨 홀더, 전통기와를 활용한 꽃꽂이 등으로 한국미가 물씬 풍겨났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미-한 두 나라 정치인, 경제인은 물론 학계 인사들과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포함, 5백 명이 넘는 하객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만찬 행사장의 분위기가 상당히 고조됐을 것 같은데요?
유미정) 맞습니다. 박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의 60년간의 오랜 동맹과 우정을 기념하는 만찬행사장에 걸맞는 화려하게 수놓은 상아색 두루마기에 비취색 치마의 한복을 입고 입장했습니다. 아버지가 한국전 참전용사인 피터 로스캄 의원이 건배를 제안하면서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고요, 한국의 유망 피아니스트와 바이올린 연주자들의 연주가 이어지면서 행사장 분위기는 최절정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한인 동포간담회는 어땠습니까? 많이들 참석했지요?
김연호) 뉴욕과 워싱턴, 로스앤젤레스에서 간담회가 있었는데요, 행사마다 4백여 명이나 되는 한인 단체 관계자들과 한인들이 참석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석을 원했지만 행사장 사정상 참석 인원이 제한됐습니다.
진행자)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방미 기간 중에는 유독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많았던 것으로 압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에 대해 언급했지요?
김연호) 네,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북한이 계속해서 도발 위협으로 긴장을 고조시켰지만 차분하고도 단호하게 대응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삶 속에서 차분하고도 단호한 모습을 계속 보여왔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전세계인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인들 역시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박 대통령이 보여준 모범에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집중력과 절제력, 솔직함을 지닌 지도자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자신도 이 점을 인정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유미정) 박 대통령은 이번 방미를 통해 여성 지도자로서의 특유의 섬세함과, 동시에 과감하고도 당당한 스케일의 지도자 스타일을 보여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의 섬세함은 동포간담회와 미-한 동맹 60주년 만찬 등을 위해 여러 벌의 한복을 준비해 온 데서 잘 드러납니다.
진행자) 박 대통령이 문화외교를 한 셈이네요?
유미정) 네, 박 대통령은 뉴욕에서 열린 한인 간담회에서는 다홍색 고름으로 포인트를 준 미색 한복을, 그리고 동맹 60주년 만찬에서는 화려하게 수놓은 상아색 두루마기에 비취색 치마의 한복, 또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은은한 분홍색의 저고리와 치마에 연두색 고름이 달린 단아한 차림으로 등장했는데요, 사실상 한국전통 문화를 알리는 움직이는 광고의 첨병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문화외교 상당한 공을 들였습니다.
진행자) 일부에서는 박 대통령의 외교에 대해 `정통 외교’ 란 평가가 나오고 있던데요, 무슨 얘기인가요?
유미정) 네, 박 대통령의 정중하고 격식있는 행동과 면모를 가리키는 것인데요,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장에서 두 손을 가지런히 무릎에 놓은 채 때때로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대화를 이어갔고, 미 의회 연설에서도 관중들에게 목례를 하며, 박수가 이어질 때는 온화한 미소로 답했습니다. 반면 대북 메시지를 전달할 때는 단호한 표정과 표현을 사용하는 등 메시지 전달에 흐트러짐이 없는 일관된 지도자의 자세를 견지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주류 언론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새로운 철의 여인'으로 지칭하고 있습니다. 최근 세상을 떠난 마가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철의 여인'으로 불렸는데, 박 대통령의 불굴의 의지, 원칙을 지키는 리더십이 마치 대처 전 총리를 연상하기 때문에 나온 평가인 것입니다.
진행자) 유미정 기자, 김연호 기자, 박 대통령 방미 기간 중 취재에 수고가 많았습니다. 먼저, 박 대통령의 주요 일정이 어땠는지 소개해 주시죠?
유미정) 네, 박 대통령은 5일부터 9일까지 4박 5일 동안 뉴욕과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3개 도시를 차례로 방문했는데요, 현지 한인 간담회,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미 의회 합동회의 연설, 미-한 동맹 60주년 기념만찬회 등 아주 굵직하고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냈습니다. 뉴욕 방문 중에는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했고요, 워싱턴에서는 도착 직후 곧바로 ‘알링턴 국립묘지’ 와 한국전쟁 참전기념 공원을 방문해 헌화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방미의 핵심 일정은 아무래도 오바마 대통령과의 미-한 정상회담인데요, 어떤 문제를 논의했습니까?
김연호) 네, 한반도 안보 문제가 심도있게 다뤄졌습니다. 특히 북한의 도발 위협과 북한 핵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됐구요. 60주년을 맞는 양국의 동맹관계, 또 동북아시아와 세계 무대에서 양국의 협력 방안도 논의됐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자유무역 협정의 이행평가를 했구요, 경제협력 문제도 다뤘습니다.
진행자) 정상회담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죠. 한반도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 지난 몇 달 동안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됐었는데, 두 정상이 어떻게 입장을 정리했습니까?
김연호) 두 정상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말 들어보죠.
<Roundtable-YHK act1> [녹취: 오바마 미국 대통령]“ President Park and myself … ”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고 북한의 도발에 절대 보상하지 않는다는 데 박근혜 대통령과 의견을 같이 했다는 겁니다. 박 대통령도 북한의 도발과 위협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도발하면 북한의 고립만을 초래할 것이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도 관심사였지 않습니까?
김연호) 네,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게 두 정상의 대답이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과 외교적으로 접촉하고 신뢰를 쌓아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변화하면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말 들어보시죠.
<Roundtable-YHK act2> [녹취: 박근혜 한국 대통령] “제가 제시한 한반도 프로세스 이행을 비롯한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서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미-한 동맹 60주년을 맞아 특별한 공동선언이 채택됐죠?
김연호) 그렇습니다. 양국관계 미래의 발전 방향을 담은 선언인데요,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화와 번영의 핵심 축으로서 미-한 동맹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또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방위조약도 재확인하고, 북한의 변화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도 큰 관심을 끌지 않았습니까? 박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무슨 말을 했나요?
유미정) 네, 박 대통령은 차분하고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약 40분간 영어로 연설을 진행했는데요, 연설에서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미-한 동맹관계와 한반도 평화, 동북아 지역 협력 방안 등 포괄적인 현안들을 언급했습니다.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 동북아 지역 평화협력 체제 구축, 지구촌의 평화와 번영에 대한 기여 등 미국과 함께 만들어갔으면 하는 3가지 비전과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에 대한 메시지도 있었겠지요?
유미정) 물론입니다. 박 대통령은 그 동안 북한이 도발로 위기를 조성하면 일정 기간 제재를 하다가 적당히 타협해서 보상을 해주는 잘못된 관행이 반복돼 왔다며, 이제는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자, 그럼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의 핵심 메시지는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김연호) 미국과 한국의 동맹관계와 대북 공조가 확고하다는 걸 전세계에 과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여러 공식 행사에서 이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이 도발 위협으로 미국과 한국을 이간질하려 했다면 실패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그 사실이 증명됐다, 미국과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단결돼 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미정) 60년 동안 지속돼 온 미-한 동맹관계를 더욱 굳건히 다지고 또 미래를 향해 동맹을 한층 더 격상하는데 주력했다고 보입니다. 또 두 정상이 북 핵 등 북한 문제와 관련해 단호하면서도 일관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등 더욱 강화된 대북 공조체제를 대내외에 과시했다고 평가가 됩니다.
진행자) 사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내용 외에 행정부나 의회, 언론의 반응 측면에서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먼저 정상회담 분위기부터 알아보죠?
김연호) 네,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을 맞는 백악관의 분위기는 화기애애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첫 만남이기 때문에 두 정상이 개인적으로도 친분을 쌓는 기회가 됐습니다. 실무방문에서는 정상회담만 하는 게 관례인데요, 이번에는 오찬행사를 곁들여서 두 나라의 우의를 다지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국말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던데요.
김연호) 오바마 대통령이 먼저 모두 발언을 하면서, 미-한 동맹 60주년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예순살 생일을 특별히 기념한다고 들었다, 환갑이라고 하지 않느냐, 이렇게 환갑이라는 한국말을 직접 해서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환갑이 된 두 나라 동맹관계, 그만큼 확고하고 깊이 있는 관계로 발전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얘기였습니다.
진행자) 의회 연설에서도 호응이 뜨거웠다지요?
유미정) 네, 박 대통령이 조 바이든 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악수하고 연설을 시작하려 할 때 의원들을 포함한 청중들의 기립박수가 5분 넘게 이어졌습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연설 중간에 총 40여 차례의 박수와 6 차례의 기립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진행자) 박 대통령이 영어로 연설을 하지 않았습니까, 유창한 영어 실력도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하죠?
유미정) 네, 맞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박 대통령은 차분하고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40분간 연설을 행했는데요, 박 대통령의 억양에는 과장이 없었구요, 문장은 간결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메시지는 정확했습니다. 또 미국의 대화나 연설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속담 등을 적절하게 사용해서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예를 들어 박 대통령은 신뢰 구축이란 어느 한 쪽의 노력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한국 속담을 인용했는데요, 의원들의 반응 들어보시죠.
또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경제개발을 추구하는 등 이중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한 대목인데요, 한 번 들어보시죠.
북한이 꿩도 먹고 알도 먹을 수는 없다 정도로 해석 되겠는데요, 박 대통령의 재치있는 표현에 역시 의원들이 박수와 함께 호응했습니다.
진행자) 올해가 미-한 동맹 60주년인 만큼 이를 기념하기 위해 박 대통령이 주최한 기념만찬도 성황리에, 좋은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구요?
유미정) 그렇습니다. 만찬은 스미소니언 미술관 내 야외 뒷뜰에서 열렸는데요, 천장이 온통 유리로 된 뒷뜰은 정말 너무나 아름다운 행사장이었습니다. 식장은 또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이 스크린 동영상으로 전시됐구요, 한복 천을 활용한 테이블보와 색동옷고름 매듭을 응용한 냅킨 홀더, 전통기와를 활용한 꽃꽂이 등으로 한국미가 물씬 풍겨났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미-한 두 나라 정치인, 경제인은 물론 학계 인사들과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포함, 5백 명이 넘는 하객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만찬 행사장의 분위기가 상당히 고조됐을 것 같은데요?
유미정) 맞습니다. 박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의 60년간의 오랜 동맹과 우정을 기념하는 만찬행사장에 걸맞는 화려하게 수놓은 상아색 두루마기에 비취색 치마의 한복을 입고 입장했습니다. 아버지가 한국전 참전용사인 피터 로스캄 의원이 건배를 제안하면서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고요, 한국의 유망 피아니스트와 바이올린 연주자들의 연주가 이어지면서 행사장 분위기는 최절정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한인 동포간담회는 어땠습니까? 많이들 참석했지요?
김연호) 뉴욕과 워싱턴, 로스앤젤레스에서 간담회가 있었는데요, 행사마다 4백여 명이나 되는 한인 단체 관계자들과 한인들이 참석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석을 원했지만 행사장 사정상 참석 인원이 제한됐습니다.
진행자)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방미 기간 중에는 유독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많았던 것으로 압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에 대해 언급했지요?
김연호) 네,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북한이 계속해서 도발 위협으로 긴장을 고조시켰지만 차분하고도 단호하게 대응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삶 속에서 차분하고도 단호한 모습을 계속 보여왔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전세계인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인들 역시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박 대통령이 보여준 모범에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집중력과 절제력, 솔직함을 지닌 지도자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자신도 이 점을 인정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유미정) 박 대통령은 이번 방미를 통해 여성 지도자로서의 특유의 섬세함과, 동시에 과감하고도 당당한 스케일의 지도자 스타일을 보여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의 섬세함은 동포간담회와 미-한 동맹 60주년 만찬 등을 위해 여러 벌의 한복을 준비해 온 데서 잘 드러납니다.
진행자) 박 대통령이 문화외교를 한 셈이네요?
유미정) 네, 박 대통령은 뉴욕에서 열린 한인 간담회에서는 다홍색 고름으로 포인트를 준 미색 한복을, 그리고 동맹 60주년 만찬에서는 화려하게 수놓은 상아색 두루마기에 비취색 치마의 한복, 또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은은한 분홍색의 저고리와 치마에 연두색 고름이 달린 단아한 차림으로 등장했는데요, 사실상 한국전통 문화를 알리는 움직이는 광고의 첨병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문화외교 상당한 공을 들였습니다.
진행자) 일부에서는 박 대통령의 외교에 대해 `정통 외교’ 란 평가가 나오고 있던데요, 무슨 얘기인가요?
유미정) 네, 박 대통령의 정중하고 격식있는 행동과 면모를 가리키는 것인데요,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장에서 두 손을 가지런히 무릎에 놓은 채 때때로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대화를 이어갔고, 미 의회 연설에서도 관중들에게 목례를 하며, 박수가 이어질 때는 온화한 미소로 답했습니다. 반면 대북 메시지를 전달할 때는 단호한 표정과 표현을 사용하는 등 메시지 전달에 흐트러짐이 없는 일관된 지도자의 자세를 견지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주류 언론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새로운 철의 여인'으로 지칭하고 있습니다. 최근 세상을 떠난 마가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철의 여인'으로 불렸는데, 박 대통령의 불굴의 의지, 원칙을 지키는 리더십이 마치 대처 전 총리를 연상하기 때문에 나온 평가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