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남북회담서 쉬운 문제부터 하나씩 해결"

남북 실무접촉의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실무접촉과 관련, "남북이 수석대표의 급과 의제에 대한 이견은 일부 좁히지 못했다"고 발언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12일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 당국회담이 기존의 장관급 회담과는 다른 새로운 형식의 회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합의하기 쉬운 문제부터 하나씩 해결할 방침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천해성 한국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은 실무접촉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오는 12일 열리는 남북 당국회담에서 의견 절충이 쉬운 문제부터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방향으로 회담에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차례 회담에서 모든 현안을 논의하기가 어려운 만큼, 작은 문제부터 해결해 남북간 신뢰를 쌓겠다는 겁니다.

[녹취: 천해성 실장] “1박 2일이 과거의 장관급회담 내지는 고위급 회담의 일정보다는 짧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인 협의에 집중한다면 1박 2일의 기간이라도 충분히 건설적인 방향에서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회담이 남북간 신뢰를 쌓아나가는 계기가 되도록 정부로선 차분하게 회담을 준비하겠습니다."

이는 가장 시급한 현안인 개성공단 정상화와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부터 집중적으로 논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천 실장은 또 이번에 열리는 남북 당국회담은 그 동안 열렸던 장관급 회담과는 별개의 새로운 형식의 회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무접촉에서 북한이 ‘남북 당국회담’으로 명칭을 바꾸자고 제안했고, 이를 타당하다고 생각해 수용했다는 겁니다.

[녹취: 천해성 실장] “북측이 먼저 제기를 했고, 우리 측도 새로운 시대, 새로운 남북관계, 새로운 남북대화의 정립이라는 차원에서 타당하다고 판단해서 동의를 했고 의견의 접근을 이루었습니다. 지금부터 열리게 되는 남북 당국회담은 새로운 형식의 남북회담이 되겠습니다.”

이에 앞서 남북한은 어제(9일) 판문점에서 열린 실무접촉에서 오는 12일부터 13일까지 서울에서 남북 당국회담을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양측은 개성공단 정상화와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문제 등 당면한 현안을 협의하기로 했지만 나머지 의제와 수석대표 급에 대해선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천해성 실장은 수석대표의 급에 대한 합의를 이루진 못했지만 북측에서도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할 수 있는 당국자가 수석대표로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천해성 실장] “우리 측은 남북간에 현안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권한과 책임을 가진 당국자인 우리 측의 통일부 장관과 북측의 통일전선부 장관의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합의를 시도하였습니다. 충분히 권한과 책임 있는 당국자가 나와야 한다고 설명한 만큼 북한도 이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을 것으로 봅니다. ”

또 북한이 주장한 6•15 와 7•4 공동성명 기념행사 개최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문에 넣지는 않았지만, 실제 회담이 열리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천 실장은 그러나 이번 실무접촉에서 비핵화 문제가 논의됐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고, 북측 대표단의 서울 방문 기간에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는 문제는 실무접촉에서 거론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매체들은 남북 당국 간 실무접촉 결과를 신속하게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남북 당국회담 발표문이 나온 직후 주요 합의 내용을 신속히 전하는가 하면, `조선중앙방송'도 오전 6시쯤 실무접촉 발표문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그러나 회담 의제와 대표단 구성과 관련해 남북 간에 이견이 있어 서로 다른 내용의 발표문을 채택한 사실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