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유혈진압 사망자 1300명...중국 홍수로 200명 사망·실종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알아보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김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들어와있습니까?

기자) 이집트에서 지난주 경찰과 시위대의 유혈 충돌로 130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중국에서는 홍수로 200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요, 세계무역기구 사무차장에 처음으로 중국인이 임명됐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알카에다가 유럽의 초고속 열차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럼 먼저, 이집트로 가보죠. 지난 주 군경과 시위대의 충돌로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졌는데, 사망자가 1300명에 달한다는 새로운 집계가 나왔군요?

기자) 당초 이집트 정부 발표보다 훨씬 많은 숫잔데요. 이집트 언론은 독립 기관인 '경제·사회적권리센터'의 발표를 인용해서, 14일부터 사흘간 이집트 전역에서 130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무슬림형제단이 주장했던 숫자보다는 적습니다.

진행자) 카이로에서 가장 사망자가 발생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군경이 카이로의 무르시 지지 농성장에 대한 강제 해산에 나섰던 지난 14일에 희생이 가장 컸는데요. 무르시 지지 세력의 최대 집결지였던 라바 광장에서 민간인 590명, 군경 7명, 또 취재진 5명이 숨졌습니다. 이 날 이집트 전역에서는 민간인 1000명, 군경 50여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16일에도 무슬림형제단이 '분노의 금요일' 시위를 벌이면서 또 다시 유혈사태가 벌어졌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16일에 다시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는데요. 이집트 경제·사회적권리센터에 따르면 이 날 하루 동안에만 이집트 전역에서 민간인 200여명, 군경 7명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이집트에서 지난주 사흘 동안 벌어진 유혈 충돌로 1300명이 사망했다는 이집트 언론 보도를 전해드렸는데, 현재는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지난주 이집트 과도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무르시 지지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을 경고했었는데요. 인명피해가 커지자 무슬림형제단은 어제 전격적으로 거리 시위를 취소했습니다. 무슬림형제단은 시위 예정 장소 근처 건물 옥상에 군 저격수가 배치됐다면서 시위대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이유를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유혈 사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위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앞선 시위 도중 체포됐던 무르시 지지자 36명이 어제 교도소로 이송 되던 중에 피살된 사건이 발생한 겁니다.

진행자) 누가 죽인 겁니까?

기자) 이집트 과도정부는 수감자들이 수송차 안에서 폭동을 일으켰고, 이들을 진압하다가 벌어진 사건이라고 밝혔습니다. 수감자들이 경찰관 1명을 인질로 잡고 도주하려다가, 모두 사살됐다는 겁니다. 하지만 무슬림형제단의 주장은 다른데요. 붙잡힌 시위대가 수송차 밖에서 날아든 총탄에 맞아 사망한 암살 사건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오늘은 경찰 버스가 무장괴한들의 공격을 받았다고요?

기자) 이집트 북부 시나이반도 라파의 접경지역에서 오늘 오전 무장괴한들이 경찰 버스 2대에 수류탄 공격을 가했는데요. 경찰 25명이 사망했고, 현재 검문소는 폐쇄된 상탭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는 군부의 유혈진압과 관련해 이집트에 대한 경제원조를 중단하는 절차에 착수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언론들이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인데요. 미국 정부가 유혈사태가 이어지는 이집트에 대한 재정 지원 중단을 염두에 두고 ,예비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은 지난 주 이집트 군경의 유혈 진압 이후 성명을 내고 강력히 비난했었는데요. 만약 미국이 이집트의 무르시 축출 과정과 현 사태를 군사 쿠데타로 규정하면, 국내법에 따라 지원을 전면 중단해야 합니다. 참고로 미국은 이집트에 연간 15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미 이집트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 않습니까?

기자) 유혈사태 이후 그런 주장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최근에 이집트를 방문했던 존 메케인 상원의원은 이번 유혈 사태를 군부의 대량 학살로 규정하면서, 미국이 즉각 군사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집트 소식 한 가지 더 알아보죠. 수감 중인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곧 석방될 거란 보도가 있군요?

기자) 외신들이 무바라크 전 대통령 측 변호인과 이집트 사법 당국자를 인용해서 보도한 내용인데요. 이집트 법원이 무바라크의 수감 이유인 부패 혐의와 관련해 석방 결정을 내렸고, 곧 집행될 거란 내용입니다. 무바라크는 관영 언론사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이 진행됐는데요, 이미 상당한 합의금을 냈다는 이유로 석방 결정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진행자) 부패 외에 시민혁명 당시 시위대에 대한 유혈진압을 막지 못한 혐의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역시 재판이 진행 중인데요. 법원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에게 2년 기한의 한시 구금령을 내렸고, 2년이 지난 상태입니다. 따라서 부패 혐의에 대한 석방이 결정되면서,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곧 풀려날거란 전망입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올 여름 기상 재해가 계속되고 있는데, 또 물난리가 났다고요?

기자) 중국 동북부와 남부에서 지난 며칠간 쏟아진 폭우로 홍수가 발생하면서, 90여명이 숨지고 100명이 넘는 사람이 실종되는 등 모두 200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습니다. 또 80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홍수로 피해를 입었습니다. 동북 3성이라고 부르는 헤이룽장성과 지린성, 랴오닝성에 며칠간 수십년만의 폭우가 쏟아졌고요. 또 남부 광둥성에서는 태풍 우토르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고 중국 매체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동북부는 한반도와도 인접한 지역인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랴오닝성 푸순시의 경우 15일부터 17일 사이 48시간 동안 450 밀리미터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민 54명이 숨졌는데요. 도로와 철로 등이 물에 잠기면서 교통이 끊겨서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지린성은 30년만에 최악의 수해가 발생했고요. 헤이룽장성의 경우 100만 헥타르 이상의 농경지가 침수되면서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는 중국 언론들의 보돕니다.

진행자) 사태가 심각하군요?

기자) 네. 중국은 피해가 커지면서 북한과의 접경 지역에 배치된 군인 4만 여명을 수해현장에 긴급 투입했는데요. 주민 대피와 구조, 도로 긴급 복구 작업 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북부에는 비 피해가 없습니까?

기자) 지난 주말 북한 평안북도를 중심으로 폭우가 오는 곳이 있겠다는 예보가 있었는데요, 하지만 중국 동북 3성과 같은 많은 비는 내리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요. 수해가 발생했다는 소식도 없습니다.

진행자) 중국 남부 광저우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말씀드린데로 태풍 우토르가 상륙하면서 어마어마한 양의 비가 쏟아졌는데요. 후이저우시 후이둥현의 경우, 베이징의 2년간 강수량에 해당하는 1100 밀리미터의 폭우가 하루 만에 쏟아졌습니다. 광둥성에서 30명 가까운 주민들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이재민도 400만 명이나 발생했는데요. 현재 광둥성과 베이징을 잇는 열차편도 선로 일부가 유실되면서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된 상태라고 합니다.

진행자) 중국 관련 소식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국제기구에서도 중국의 위상이 계속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세계무역기구 사무차장에 중국인이 처음으로 지명됐다고요?

기자) 세계무역기구는 브라질 출신의 호베르토 아제베도 사무총장이 다음달부터 임기를 시작하는데요. 이샤오준 중국대표를 사무차장에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인사로 세계무역기구 내에서 중국의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도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네. 중국 상무부가 논평을 냈는데요. 아제베도 신임 사무총장의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면서, 이번 인선은 개인의 능력에 대한 평가일 뿐만 아니라, 중국과 개발도상국들의 세계무역기구 내 역할에 대한 평가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또 세계무역기구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거란 입장도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국제기구들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기자) 국제통화기금에는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 출신의 주민 부총재가 있고요. 세계은행도 중국 베이징대 출신의 경제학자인 린이푸가 부총재를 역임했었죠. 이밖에 세계보건기구 수장도 중국인인데요. 홍콩 출신의 마거릿 찬 사무총장입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알카에다 관련 소식인데요. 유럽에서 초고속 열차에 대한 테러를 준비 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고요?

기자) 독일 일간지 빌트가 오늘 미국 정보기관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인데요. 알카에다가 유럽 지역 초고속 열차와 터널에 폭발물을 설치하거나, 선로나 전력망을 파괴하는 계획을 꾸미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실행에 옮겨진다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을텐데. 미국 정보기관이 어떻게 그런 음모를 알계된 겁니까?

기자) 알카에다 수뇌부와 전 세계 핵심 조직원들 간의 전화 회의를 감청하면서 알게된 내용이라고 합니다. 앞서 미국은 알카에다가 중둥과 북아프리카에서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해당 지역 공관의 문을 닫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전화 회의의 다른 핵심 내용 중 하나는, 유럽에 대한 고속 철도 테러 음모라는 겁니다.

진행자) 각 국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해당 정보를 관련국에 통보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빌트 지는 독일 정부가 정보를 입수한 후, 자국 초고속열차에 대한 불심검문을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