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북한이 나진항 부두 화물터미널을 오는 18일 공식 개통합니다. 러시아의 투자로 보수 공사를 마쳤는데, 러시아 뿐만 아니라 한국기업들도 터미널 이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 철도공사(RZD) 사장이 지난 8일 철도 재건과 개보수 사업에 관한 회의에서 북한 나진항 투자사업의 현황을 설명했다고 러시아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야쿠닌 사장은 이 자리에서 오는 18일 러시아와 북한이 공동으로 나진항 3호 부두 터미널을 공식 개통한다고 밝혔습니다.
알렉산드르 살타노프 러시아 철도공사 부사장은 기자들에게
당초 이 터미널이 컨테이너 화물용으로 건설됐으나 당분간은 러시아 석탄 수출용으로 이용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석탄·철강 기업인 메첼이 주요 고객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살타노프 부사장은 새로 문을 여는 나진항 3호 부두 터미널의 연간 화물 처리 능력이 400~500만t에 달한다며, 현재 러시아 뿐만 아니라 한국 철강 기업인 포스코를 포함해 외국 기업들도 터미널 이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터미널 개보수 공사는 러시아 철도공사와 북한의 합작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됐습니다.
총 사업비 3억4천만 달러 규모로, 러시아 극동의 하산과 북한 나진항 사이 54km 구간의 철도 개보수 공사와 나진항 현대화 작업, 그리고 이 시설들을 이용한 복합물류 사업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를 위해 러시아 철도공사와 북한은 지난 2008년 7대 3의 비율로 투자해 합작회사 '라손콘트란스'를 설립했습니다.
하산과 나진간 철도 개보수 공사는 착공 5년만인 지난해 9월 완료돼 열차 운행이 시작됐고, 이 철도가 연결되는 나진항 3호 부두 터미널의 현대화 공사가 이번에 마무리 된 겁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동아태 담당 부총재 고문은 철도 개보수에 이어 부두 터미널 공사의 완공은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 “This was the idea...”
나진 선봉을 중심으로 러시아와 중국을 묶는 개발구상은 지난 90년대 초부터 있었지만 기간시설에 대한 투자 부족으로 큰 진척이 없었다는 겁니다.
극동지역에서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을 찾던 러시아는 지난 2008년 북한으로부터 나진항 3호 부두의 50년 사용권을 확보하고 보수공사를 진행했습니다.
3만t급 화물선이 접안할 수 있도록 부두의 수심도 기존 9미터에서 12미터로 키우고 이동식 크레인의 레일과 연료탱크가 새로 설치됐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기존의 러시아 극동지역 항만들이 적체현상을 보여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나진항을 통해 물류난 해결의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지난 2010년을 전후해 나진항 1, 2호 부두와 4, 5호 부두의 50년 사용권을 받아 놓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북한으로서는 나진항 사용료와 화물 중개료를 받는데 머물지 않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 “The problem of investing...”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생산시설과 관련 기간시설을 확충해야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겁니다.
뱁슨 연구원은 라선지역에 아직도 전기가 부족해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점을 대표적인 문제로 꼽았습니다.
한편 한국도 지난해 11월 한-러 정상회담에서 한국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참여키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한국 기업 실사단은 지난 2월 나진을 방문해 1차 현장 실사를 벌였으며 이달 중순 2차 실사에 나설 예정입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