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장관 "흡수통일, 바라지도 추구하지도 않아"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 (자료사진)

한국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7일 통일 관련 국제 세미나에 참석해 한국 정부는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고위급 접촉에 대한 북한 당국의 호응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은 통일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기본입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점진적인 통일을 이루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류 장관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특정한 상황을 전제로 이른바 흡수통일을 추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그런 통일을 바라지도, 추구하지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류 장관은 17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최로 ‘남북통일이 주변 4강에 미치는 편익과 비용 분석’을 주제로 서울에서 열린 국제 세미나 축사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류 장관은 또 남북대화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고위급 접촉 등 대화 제의에 대해 북한 당국의 심사숙고와 현명한 판단을 촉구했습니다.

남북한의 대화는 서로 머리를 맞대서 현안을 해결하고 민족을 공통된 이익을 추구하면서 동질성을 회복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설명입니다.

한편 이번 국제 세미나에서 한반도 주변 4개국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평화적인 한반도 통일이 이뤄지면 남북한 뿐만 아니라 주변국들도 상당한 이익을 볼 것이라는 관측들을 내놓았습니다.

진징이 중국 베이징대 한국연구센터 부소장은 한반도에서 평화적 통일이 이뤄지면 중국 동북 3성에 급속한 경제성장을 가져와 이 지역에서 최소 1조 위안, 미화 천626억 달러 이상 국내총생산이 증대될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알렉산더 제빈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한국연구센터 원장은 평화적 남북통일이 유라시아 철도와 천연가스 송유관 연결을 가져와 1년에 50억 달러의 이익이 창출되고 러시아 극동지역에 대한 투자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다만 후카오 쿄지 일본 히도츠바시대학 교수는 통일 한반도와 중국의 경제협력이 증대되는 요소를 고려하면 동아시아의 분업구조에서 일본의 기여도가 저하되고 일본의 수출도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