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트남 정상 "북한, 안보리 결의 등 완전 이행해야"

박근혜 한국 대통령(오른쪽)과 응웬 푸 쫑 베트남 서기장이 2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 정상이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와 9.19 공동성명을 완전 이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오랫동안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 온 베트남은 한국의 통일 방안에도 지지 의사를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응웬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2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 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두 정상은 북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유명희 청와대 외신대변인입니다.

[녹취: 유명희 외신대변인] “양측은 2013년 한-베트남 공동성명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이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 및 6자회담, 9.19 공동성명 상의 약속을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청와대는 베트남 공산당이 지난 1950년 북한과 수교 이후 당 대 당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번에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한국 측과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북한에 강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쫑 서기장은 또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북한과의 대화를 촉진하려는 한국 측의 구상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1992년 수교 이후 두 나라 관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특히 경제 부분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며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더 심화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두 정상은 이와 함께 두 나라 간 고위급 협의채널을 통해 전략적 소통을 유지 강화하자는 데도 의견을 모았습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양국 자유무역협정 협상의 연내 타결을 추진하고 베트남 내 각종 대형 에너지 기반시설 사업 참여 문제, 한국계 은행의 베트남 진출을 위한 금융협력 강화 등 경제협력 방안들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특히 베트남의 대규모 사회기반시설 사업에 한국 기업의 우선 참여를 조건으로 한국수출입은행이 주선해 베트남 측에 120억 달러의 금융 협력을 제공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도 체결했습니다.

청와대는 베트남이 잠재적 거대 시장인 인도차이나 반도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관문이라며 중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주요 투자국들의 새로운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어 경제협력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오는 12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베트남 측의 협조를 요청했고 쫑 서기장은 베트남 총리가 이 행사에 참석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두 정상은 두 나라가 모두 수많은 외침을 극복한 역사를 갖고 있고 가족에 대한 헌신과 연장자에 대한 존경, 지식에 대한 열망 등 문화적으로 유사성을 갖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유대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베트남은 공산당 일당체제 국가로, 쫑 서기장은 공산당 서열 1위인 베트남 최고 지도자입니다.

쫑 서기장의 방한은 지난해 9월 박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이은 두 나라 최고위층 인사 교류로서, 박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이뤄졌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