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다리를 수술한 뒤 처음으로 지팡이 없이 걷는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김 제1위원장의 건강이 어느 정도 회복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3일부터 이틀간 열린 제3차 인민군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 대회에 참석해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5일자에 이 사진들이 실렸는데 이 가운데 김 제1위원장이 대회 참가자들과 함께 걸어 다니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사진에는 김 제1위원장이 왼손에 짚고 다니던 지팡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김 제1위원장이 지팡이 없이 걷는 모습은 지난달 14일 `노동신문'을 통해 잠행 40여 일만에 지팡이를 짚은 모습이 공개된 뒤 20여 일만에 처음입니다.
김 제1위원장은 잠행에 들어가기 전 다리를 절룩거리는 모습이 공개됐기 때문에 잠행 이후 세간에선 각종 건강이상설은 물론 정변설까지 추측들이 무성했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 제1위원장의 부상이 왼쪽 발목 복사뼈 부근의 물혹으로 인한 근육 손상으로, 제거 수술을 받았다고 밝혀 김 제1위원장의 건강 이상 정도를 공식 확인했습니다.
물혹으로 인한 근육 손상은 과도한 활동으로 인한 피로 누적이나 순간적인 충격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골절이나 통풍에 비해 경미한 일시적 부상이라는 게 의료계의 설명입니다.
다만 국가정보원은 김 제1위원장의 경우 고도 비만 때문에 재발 가능성이 비교적 큰 것으로 보인다는 의사의 소견도 덧붙였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국가정보원이 밝힌 것처럼 김 제1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그리 심각하지 않고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관측통들은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의 부상 부위가 완쾌됐는지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입니다.
[녹취: 김용현 동국대 교수] “김정은 제1위원장의 건강이 점점 나아지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다만 완쾌 여부는 동영상이나 그 이후의 상황들을 보면서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일부에선 김 제1위원장이 과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단 한 차례씩만 진행된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 대회를 계기로 지팡이를 털어낸 것은 자신의 건강을 의도적으로 과시하려는 제스처일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실제론 다리를 절고 있지만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이번 대회에 지팡이 없이 참석했을 수 있다는 추측입니다.
김 제1위원장은 이 대회 연설에서 적들과의 대결전을 앞둔 오늘의 정세는 선군의 기치를 변함없이 들고 군력을 더욱 강화할 것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고 군 간부들을 독려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