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다수당이 됐는데요, 공화당이 다수인 미 의회는 북한에 대해 새로운 추가 제재를 추진하는 한편 인권 문제에도 큰 관심을 둘 것이라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맨스필드재단 프랭크 자누지 대표가 말했습니다. 자누지 대표는 또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지원을 제공하거나 제재를 해제하려 할 경우 의회를 설득하는 일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누지 대표는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정책국장으로 15년 간 일해 의회 사정에 매우 밝은 한반도 전문가로, 지난 2008년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오바마 후보 선거진영의 한반도팀장으로 일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어제 (13일) 자누지 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자누지 대표님. 중간선거 이후 공화당이 상하 양원에서 다수당이 됐습니다. 대북정책에 어떤 변화를 예상하십니까?
자누지 대표) “So the mid-term elections introduce a new wild card in American diplomacy with..”
중간선거는 북한을 상대로 한 미국의 외교에 새로운 변수 (와일드 카드)가 됐습니다. 북한 문제는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에 큰 의견 차이가 없는 분야였습니다. 북한에 개입하는 부분에 있어 민주, 공화 양당 모두에 항상 회의적인 견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하면서 예전과 달라진 점은, 의회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보다 철저히 따지고 들 것이라는 점입니다.
기자) 북한과 관련해서 의회에서 어떤 움직임이 있을까요? 어떤 법안과 결의안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자누지 대표) “you’re going to see more hearings that are critical of the administration’s failure to..”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한 지난 6년 동안 북한의 비핵화에 실패한 것을 비판하는 청문회가 더 많이 열릴 것입니다. 북한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려는 움직임도 있을 겁니다. 많은 사람들은 미국이 이미 북한에 제재를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매우 엄격한 (severe) 종류의 제재는 아직 북한에 가해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의회에서 북한에 제재의 고삐를 더욱 조이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고,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을 하면 이런 움직임은 더 강해질 겁니다.
기자)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면서 미국이 북한에 외교적으로 개입할 여지는 더 줄어들었습니까?
자누지 대표) “One of the things I learned from Senator Jesse Helms…”
제시 헬름스 전 상원 외교위원장으로부터 제가 배운 것 중 하나는 의회가 외교를 통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의회는 ‘안된다’라는 말은 잘 하지만, ‘된다’라는 말은 잘 못하고 행정부가 강제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하도록 압력을 넣는 일도 못합니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는 계속될 것이지만, 의회는 그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할 것입니다. 행정부가 제재를 해제하거나 지원을 제공하려고 할 때 의회를 설득하는 일이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기자) 그렇다면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가요.
자누지 대표) “I don’t expect a big change in policy and the reason for that is the administration’s”
저는 정책이 크게 변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일부에서 ‘전략적 인내’라고 부르는 행정부의 기본 입장은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누구도 평양으로 달려가 합의를 이끌어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행정부가 오바마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기간 중에 북한과 외교적인 기회를 모색하려 할 경우 의회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입니다.
기자) 보다 세부적인 분야들을 살펴보죠. 앞에서 대북 제재 강화 가능성을 언급하셨는데요. 북한에 어떤 새로운 제재를 가할 수 있을까요?
자누지 대표) “The sanctions that haven’t been used so far are mostly in the financial area…”
금융과 통화 분야에서 새로운 제재를 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제재가 미국과 중국 간 관계, 미국과 중국 간 교역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많은 중국 회사들이 사업을 하고 있는데 미국이 대북 금융 제재를 강화하면 중국 회사들과 중국 정부는 기분 나빠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란에 적용한 것과 같은 금융 제재는 북한에 대한 또 다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의회는 새로운 제재를 가하려 할 거고, 행정부는 개입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겁니다. 여기서 관건은 북한이 오바마 행정부가 원하는 대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줄 것이냐는 거죠.
기자) 그럼 북한이 진정성을 보이면 오바마 행정부가 실제로 북한과 대화에 나설 의향이 있습니까?
자누지 대표) “I think they have always been willing to talk to North Korea.”
오바마 행정부는 언제나 북한과 대화할 의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에 진지하지 않다는 회의감을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북한은 핵을 보유하면서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둘 중 하나만을 택하라고 애써 설득하고 있죠. 하지만 북한은 이런 선택을 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기자) 그래서 존 케리 국무장관이 북한과 대화에 나서지 않는 건가요? 케리 장관은 외교적 해결을 적극 지지하는 사람 아닙니까? 이란 핵 협상을 봐도 그렇고요.
자누지 대표) “Well I advised Secretary Kerry for four years on the Senate Foreign Relations…”
제가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당시 케리 외교위원장을 4년 간 보좌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알기에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가장 지지하는 사람은 바로 케리 장관입니다. 하지만 정치인이나 외교관들은 성공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현재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에 나서서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만일 이란 핵 협상에서 진전이 있으면 북 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방안도 새로운 힘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자)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는 북한인권 문제에도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행정부에 인권대화와 비핵화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을까요?
자누지 대표) “I was in congress as a staff person during the North Korean human rights ..”
저는 10년 전 북한인권법이 제정됐을 때 의회 보좌관으로 있었습니다. 그 때 의회가 미-북 관계에서 인권 문제를 포함시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권 문제는 언제나 종합적인 북한 전략의 일부로 포함돼야 합니다. 비핵화와 평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저는 새로운 의회가 인권 문제를 보다 중요하게 다룰 것으로 봅니다. 다만 북한의 나쁜 점을 폭로하는데 치중하지 않길 바랍니다. 북한과 같이 잔인하고 억압적인 정권을 비난하는 것은 매우 쉽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책의 목표는 단지 북한을 비난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권리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1970년대 서방이 소련을 대할 때 동원했던 헬싱키 프로세스와 같이 안보, 핵, 평화 뿐아니라 무역, 문화, 인적 교류 등 수많은 분야에서 종합적으로 미국과 북한이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미 의회가 동북아시아의 군사 분야에서는 어떤 점에 중점을 둘까요?
자누지 대표) “I think this may be one of the most significant changes brought about by the change..”
상원을 공화당이 장악하면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군사 분야에서 올 것입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 중심축 정책을 추진하지만 이를 추진하기 위한 자원이 부족한 문제를 겪었습니다. 의회는 이제 군사 분야에 자원을 더 배정할 것이고, 특히 미사일 방어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 미사일 방어와 관련해 미국과 보다 긴밀히 협력할 것을 요구할 것입니다. 또 미군의 준비태세,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억지력 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낼 것입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의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설명해주시죠. 법안이나 청문회는 어떻게 구상됩니까?
자누지 대표) “During my fifteen years on the staff of the senate foreign relations committee..”
저는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15년 간 민주당 보좌관으로 있으면서 민주당 사람들보다는 오히려 공화당 측 보좌관들과 더 많이 일했습니다. 상원에서는 어떤 결정에 대해서든 의원 60명의 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민주당이 다수당이든 소수당이든 항상 공화당 측의 지지가 필요했습니다. 양당 보좌관들이 같이 앉아서 어떤 청문회를 열지, 누구를 증인으로 세울 지를 논의합니다. 새로운 상원에서도 많은 협의가 있을 겁니다. 공화당이 일방적으로 의제를 독점하는 게 아니라 민주당과 협상해야 할 겁니다. 미 의회, 특히 상원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게 조직이 만들어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