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자문기구 "중국, 한국과 북한 비상사태 협의해야"

미국 워싱턴의 의회 건물. (자료사진)

북한이 미국과 중국 관계에서 가장 위험한 화약고가 될 수 있다고 미 의회 자문기구가 지적했습니다. 이 기구는 북한의 비상사태에 대비해 미국 정부가 중국, 한국, 일본 정부와 어떤 협의를 하고 있는지 의회에 보고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VOA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의회 산하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 UCESRC는 20일 의회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을 미-중 관계에서 가장 위험한 화약고로 지목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정권의 붕괴가 가까운 시일 내에 일어날 것 같지는 않지만, 이런 상황이 한반도에 전쟁을 일으키고 미국과 중국이 동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위원회는 북한 비상사태와 관련해 미국, 중국, 한국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대화는 위험할 정도로 불충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비상사태 시 각국의 의도와 예상되는 행동에 대한 충분한 대화 없이는 사고와 오판, 갈등을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미국 상하원의 관련 위원회들이 국방부와 국무부에 기밀 보고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라고 위원회는 제안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북한의 안정성과 관련해 중국, 한국, 일본과 어떤 협의를 하고 있는지 의회에 보고하라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북한 내 정치적 위기나 정권 붕괴 가능성, 각국의 전망과 비상대책, 4개국 간 공동 대책, 민간에서의 논의 등의 내용을 담을 것을 제안했습니다.

위원회는 또 국방부가 북한 관련 군사, 안보 상황에 대한 기밀 보고서와 공개 보고서를 각각 작성하고, 특히 중국의 관련 움직임을 자세히 기술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아울러 미 의회가 미국, 중국, 한국, 일본 네 나라를 오가며 한반도의 안보, 무기 확산 관련 논의와 교류를 촉진하는 비정부기구들을 지원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 내 민주주의와 인권, 경제자유를 도모하는 비정부기구들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상하원 의원들과 보좌관들은 중국에서 공식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북한에 대한 견해를 나눌 것을 제안했습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2012년 말부터 급격히 악화돼 현재 지난 수 십 년 기간 중 최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북한을 믿지 못하며, 불만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위원회는 그러나 중국의 대북 기본전략에는 변함이 없다며, 중국의 우선순위는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지리적으로 완충지대를 삼기 위해 북한 내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