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 북한이 인터넷을 통한 관광홍보에 나섰습니다. 기존 대외선전용 웹사이트에 비해 비교적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한글로만 작성돼 있어 외국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지 의문입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선의 오늘’홈페이지 동영상 사운드]
북한이 1일 ‘조선의 오늘’(www.dprktoday.com)이라는 이름의 대외용 인터넷 웹사이트를 열었습니다.
북한은 이미 ‘내나라’와 ‘우리민족끼리’라는 이름으로 대외선전용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조선의 오늘’도 북한 관영매체 보도 내용을 상세히 전하고 북한의 발전상을 선전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북한관광에 관한 내용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민족끼리’는 관련 내용이 거의 없고, ‘내나라’는 관광메뉴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내용이 간단한데 비해 ‘조선의 오늘’은 상세한 내용과 함께 사진과 동영상을 올려 놓고 있습니다.
‘조선의 오늘’은 북한을 북부와 서부, 동부, 그리고 평양으로 나눠 주요 관광지를 사진과 함께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평양의 경우 호텔 10 곳의 등급과 객실 수, 편의시설, 연락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조선의 오늘’은 비자신청 방법과 입국절차, 세관검사, 북한 내에서 교환할 수 있는 외화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알아야 할 정보도 올려 놓았습니다. 이와 함께 베이징과 선양, 블라디보스토크와 연결된 항공노선들과 베이징, 모스크바와 연결된 국제열차의 시간표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관광일정을 3박 4일부터 10박 11일까지 8 개로 만들어 제시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띕니다. 10박 11일의 경우 평양과 남포, 개성, 원산의 주요 기념물과 사적지, 자연경관을 둘러보는 일정으로 짜여 있습니다.
중앙의 국가관광총국 뿐만 아니라 지방 관광기관과 여행사의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공개한 점도 기존의 대외선전용 웹사이트에서 볼 수 없었던 부분입니다. 여기에 더해 외국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의료시설과 관광보험 서비스까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관광객 유치를 국가시책으로 삼고 있는 모습이 반영돼 있다면서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가 아직 체계적으로 자리잡지 못한 측면 역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임강택 선임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이) 관광객 유치한 실적을 보면 중국 사람이 절대적인 거 같아요. 그래서 현실적인 고려를 한다면 중국어 사이트가 현실적으로 더 필요하겠죠.”
하지만 `조선의 오늘’은 한글로만 작성돼 있어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기 어렵습니다.
북한의 대외 소통능력 부족은 외국인 투자 유치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대북 교류단체인 `조선 익스체인지'의 안드레이 아브라미안 이사도 지난 19일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경제특구에 관한 세미나에서 이런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녹취: 안드레이 아브라미안, 조선 익스체인지 이사] “You can’t really do anything ...”
외국인들에게 특구를 홍보하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연결이 필수적인데 북한 당국이 최근 들어서야 이 문제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 관광객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활용한 홍보 이외에도 대외적인 이미지 개선과 한반도 정세의 안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