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공군의 중요성을 부쩍 강조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공군부대 시찰도 잦은데요, 미국의 전문가들은 군 내부의 지지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정치적 의도로 풀이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13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항공. 반항공군 지휘부를 시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올해 항공군 사업의 시작이 좋다고 2015년을 항공군의 전성기를 펼치는 해로 만들자고 하시면서 그를 위한 구체적인 과업과 방도를 밝혀주시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은 지난 10월 이후 적어도 매달 2 차례 이상 공군부대를 시찰했습니다. 특히 공중전투 임무와 비행사들의 생활 개선을 강조할 뿐아니라 직접 전투기 조종석에 오르고, 조종사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등 각별한 친근감을 과시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올해는 비행사들의 해라고 할 만큼 우리 비행사들이 정말 경애하는 최고 사령관 동지의 각별한 사랑과 은정을 받아 놨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공군 병력 역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가 지난주 발표한 `2014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의 공군 병력은 12만 명으로 2년 전보다 1만 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에는 공군사령관 출신인 리병철이 노동당 제1부부장에 오른 게 확인돼 공군 전력을 강화하려는 수순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공군 전력 강화에 회의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로 전투기와 관련 부품 구입이 막혀있어 전력 강화로 이어지기엔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13일 ‘VOA’에, 공군 중시는 김 제1위원장의 권력 강화를 위한 정치적 목적인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베넷 연구원] “It’s important for him to try to instill a degree of…”
공군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관심을 부각시키며 군 내부의 정치적 지지를 끌어올리려는 전형적인 정치적 의도라는 설명입니다.
일각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젊음과 패기를 과시하며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조종석에 직접 오르는 등 보여주기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베넷 연구원은 젊음과 강인함, 자신감을 과시하는 데 전투기는 좋은 도구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Kim Jong un is young. He may be these are…
미국과 한국의 국방 당국은 북한 공군 전력이 매우 낙후돼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의회에 제출한 북한 군사안보 동향 보고서에서 북한은 전투기 800여 대, 헬기 300 대, 공중기동기 300여 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노후화 돼 실전능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일부 미그-29기와 미그-23기, 지상공격기인 SU-25 만 실전능력을 갖췄을 뿐 미그 15, 17, 19, 21 등 대부분 기종은 실전능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배경 때문에 북한의 공중방어는 전투기 보다 지대공 미사일과 방공포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13일 ‘VOA’에 북한의 공군 전력은 한국과 미군 전력에 필적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서먼 전 사령관] “Frankly, their air force is no match to the South Korean and…”
지난 2011년부터 2년 간 주한미군을 지휘한 서먼 전 사령관은 북한의 움직임은 늘 주시할 필요가 있지만 북한의 공군 전력에 대해 자신은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2014 국방백서'에 따르면 한국은 전투기 4백 대, 공군 병력 6만 5천 명으로 북한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실전능력에서는 북한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한국이 우세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한국은 성능을 꾸준히 강화한 주력기 F-16과 고도의 무장 능력을 갖춘 F-15를 보유하고 있고, 2018년부터는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갖춘 F-35 전투기를 전력화할 예정입니다.
한편 랜드연구소의 베넷 선임연구원은 최근 북한이 러시아의 최신형 수호이 전투기(Su-35) 판매를 요청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러시아가 조용히 이를 판매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I think Russia could always decide to defy international community…”
베넷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듯 러시아는 언제든 국제사회를 무시할 수 있다며, 그러나 유엔 안보리의 제재 때문에 대규모로 전투기 등 무기 거래를 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