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소니영화사 해킹 사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경한 대응은 앞으로 중국의 유사한 공격을 저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미 의회 산하기구가 분석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 UCESRC는 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소니영화사 해킹에 “미국이 단호하고 확실하게 보복하면 넘어선 안될 금지선 (레드 라인) 을 긋는 한편, 사이버 안보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강경한 대응은 중국에 경종을 울리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만일 중국 측에서 미국 기업들에 대한 유사한 공격을 계획할 경우, 미국이 이번에 북한에 대응한 선례가 그들의 결정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미국은 소니영화사 해킹을 감행한 북한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통해 제재를 단행했으며, 추가 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미국 기업에 대한 공격과는 별도로 중국 측의 사이버 첩보 활동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금까지 미 연방수사국 FBI의 기소나 미국 정부의 공개적인 비난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계속 미국 정부와 업계의 컴퓨터 망에 침입했다는 것입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소니 해킹 사태에 대한 미국 정부의 협조 요청에 응할 가능성이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지금까지 국내적으로 소니 해킹 사태 관련 보도를 적극적으로 검열하고, 북한의 소행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기 때문에 갑자기 태도를 바꿔 미국에 협조할 가능성은 없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중국이 자신들과 무관한 일반적인 사이버 공격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비난하는 입장을 취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중국 외교부는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모든 형태의 사이버 공격이나 사이버 테러에 반대한다"면서도 미 연방수사국 FBI가 북한을 소니영화사 해킹의 배후로 발표한 데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 보고서는 미국이 소니 해킹 사태에 강경하게 대응해도 미-중 관계가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사이버 문제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대화가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중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보고서는 다만 미국이 북한에 사이버 보복 공격을 할 경우 중국이 이를 강하게 비난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중국 정부와 학계, 언론은 미국의 사이버 억지정책을 비판해왔고, 또 현재 미국과 중국이 사이버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미-중 관계의 문제점과 대응전략에 대한 연구분석을 통해 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지원할 목적으로 지난 2000년 의회 산하기구로 설립됐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