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박연미 씨 반박 "북한 동영상은 허위"

탈북 대학생 박연미 씨가 지난해 4월 호주 SBS 방송에 출연해 북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북한의 인권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려온 탈북 여대생 박연미 씨가 자신의 증언을 허위라고 주장한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평통의 동영상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평통은 최근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 TV’에 ‘인권모략극의 꼭두각시 박연미’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실었습니다.

하지만 당사자인 박 씨는 현재 활동 중인 미국 뉴욕에서 북한전문 매체인 `뉴포커스'와 만나 북한 당국이 세계를 상대로 거짓말을 하면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고 반박했습니다.

'뉴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박 씨는 자신의 아버지가 2007년 10월 탈북했고 중국에서 찍은 가족사진도 있으며 중국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해 현재 중국에 묘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 씨는 이런 사실을 증언해 줄 수 있는, 중국에서 박 씨 가족과 함께 살았던 탈북자들도 한국에 10여 명이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TV’ 동영상은 이와 관련해 박 씨의 큰아버지를 등장시켜, 동생이 중국에 간 일이 없고 구리를 밀수하다 발각돼 2003년 10년 교화형을 받은 뒤 2007년 병보석으로 풀려나 북한의 남포에서 숨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박 씨는 북한이 자신의 증언의 실체를 뒤집으려고 아버지의 사망을 이용하려 했지만 오히려 그런 행동 때문에 ‘우리민족끼리’에 실린 동영상 전체가 치명적인 오류를 저질렀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박 씨는 또 북한에서 자신이 본 공개처형과 관련해 단 한 번도 ‘혜산경기장’에서 공개처형을 봤다고 말한 적이 없고 혜산 연풍시장이나 시장 근처에서 공개처형이 있었다고는 말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우리민족끼리 TV’의 동영상은 박 씨가 경기장에서 진행된 공개처형을 봤다고 주장했지만 처형이 경기장에서는 진행되지 않는다며 박 씨의 증언에 오류가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박 씨는 이와 함께 필요하다면 아버지의 묘지를 외신기자들과 함께 방문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아버지가 한동안 치료를 받았던 중국 병원에 가서 진료기록을 찾고 의사들과도 만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씨는 이 과정에서 아버지가 남포에서 사망했다는 북한 측의 날조를 아버지의 유골로 증명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도 신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 씨는 북한 당국의 주장대로 북한이 인권이란 말 자체가 필요 없는 무릉도원이라면 뭐가 불안해서 잔인한 방법으로 가족들에게까지 뼈 아픈 고통을 주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박 씨는 이와 함께 지금 저술하고 있는 미국 펭귄출판사에서 출판될 책에서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한 정권의 만행을 고발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