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미국의 전직 관리들이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악화된 한일 관계가 미국의 국가이익에 해가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직 관리들이 한 목소리로 한국과 일본의 관계 악화에 우려를 나타내며,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13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기업연구소 AEI가 ‘한일 관계 50년'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현재의 미-한-일 삼각동맹은 완전히 고장 난 상태라며, 한일 관계 개선 없이는 미국이 아시아 중심축 정책도 추진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빅터 차] "70 years US system in Asia has been based on this strong alliance.."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지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석좌는, “지난 70년 간 미국이 아시아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이 한국, 일본과 강력한 동맹을 맺었기 때문인데 이 삼각 협력이 완전이 고장 났다”며 “현 상황은 잘못된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처드 롤리스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은 한일 간 갈등이 미국의 국익을 위해 더이상 용인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롤리스 전 부차관] "We’ve reached a point no longer tolerate for interest of USA disputes.."
롤리스 전 부차관은 현 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가 움직이는 등 아시아의 정치역학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일 관계에 더 개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대북정책을 이끌었던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한일 관계 개선 없이는 미국이 아시아 중심축 정책을 추진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미국 정부 최고위층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나타내야 한다고 캠벨 전 차관보는 주장했습니다.
[녹취: 캠벨 전 차관보] "It is the visibility of American engagement that lends credence, that it is in .."
캠벨 전 차관보는 “한일 관계 개선이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을 강조하려면 미국이 가시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미국이 막후에서 움직였지만 이런 행보는 이제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캠벨 전 차관보는 특히 미국이 상당한 외교적 위험을 감수하면서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선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야 한국과 일본 정부도 자국민들을 상대로 설득할 여지가 더 생긴다는 것입니다.
캠벨 차관보는 또 행정부나 군 관계자가 아닌 정치인들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미국의 의지를 계속 나타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전직 당국자들도 캠벨 전 차관보의 의견에 큰 공감을 나타냈습니다.
롤리스 전 부차관은 “제3국이 강력하고 꾸준히 개입하지 않는 한 한일 관계는 악화된 상태로 남아있을 것”이라며 “미국이 평판과 신뢰도를 걸고 진지하게 관여한다는 사실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일회성으로 개별 사안을 수습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한일 관계 개선에 꾸준히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석좌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원한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두 나라가 상호 관계를 개선하는 것임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