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러시아 방문 불발, 사전 조율 실패한 듯"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인민군 제5차 훈련일꾼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촬영 날짜는 최근이라고 밝혔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러시아 전승 70주년 행사 불참과 관련해 북한 내부에 특별한 동향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러 간 사전조율이 실패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 당국자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러시아 전승행사 불참 배경과 관련해 북한 내부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1일 밝혔습니다.

현재 북한 내부에 특별한 동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북측의 갑작스런 러시아 전승행사 불참은 김 제1위원장의 신상의 변화나 북한 내부의 급작스런 동향 때문은 아니라는 겁니다.

앞서 러시아 대통령궁과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 등은 김 제1위원장이 오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전승 70주년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지난달 30일 외교채널을 통해 김 제1위원장의 불참 소식을 전달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김 제1위원장의 참석이 거의 확실시 되던 상황에서 행사 개최 열흘 전 갑작스레 불참 통보를 받은 겁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의 전승절 행사 불참이 북한과 러시아 간의 사전 조율 실패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박사는 북한과 러시아가 의전과 군사 지원 문제로 마지막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박사/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원래 외교상 국제행사에서 집권기간, 연령으로 의전 순서를 매기잖아요, 자리 잡는 거. 시진핑 옆에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그 옆에 옆에는 서야 하는데 그 자리 문제가 상당히 절충이 안된 것 같고. 그 다음엔 수호이-35, 스텔스 기능을 가진, 우리의 F-35에 대적할 만한, 그것을 15대 정도를 북한에서 요구했는데 러시아 측에서는 어렵다…”

안 박사는 북한이 차관 형식의 무상지원으로 수호이 전투기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계속해서 북한의 채무를 탕감해 주고 있는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이 같은 요구가 달갑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역시 북-러 간 사전조율 실패와 의전 문제, 그리고 국제 외교무대 경험이 없는 북한의 준비 부족 등을 불참 배경으로 꼽았습니다.

[녹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첫 번째로는 북-러 간 사전조율 실패, 다시 말해서 경제협력과 군사협력, 더 나아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의전 문제와 관련해서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고 두 번째로는 김 제1위원장이 정상회담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시간 부족, 다시 말해서 준비 부족이 하나의 요인일 수 있고…”

양 교수는 아울러 김 제1위원장이 남북관계와 미-북 관계 악화 등 한반도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자리를 비우기는 어려웠을 수 있다면서 이 같은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한 소식통은 김 제1위원장이 다자회의에 가본 적도 없고 어떻게 대접을 받을지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참석 자체에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