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러시아 전승 행사 불참, 북-러 관계 영향 없을 것"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지난 24, 25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제5차 훈련일꾼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 전승 행사 불참이 최근 급격히 가까워지고 있는 북-러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 측에서 불참 이유로 제시한 ‘내부 문제’가 정권 안정과 관련 있는지 여부가 큰 관심사로 지적됐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Experts: Trip Cancellation Unlikely To Affect Moscow-Pyongyang Ties'

김정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결국 없던 일이 됐지만 북-러 협력관계는 계속 강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한국 (1993-1998)과 북한 (1978-1980, 1984-1993) 주재 러시아대사관에서 근무했고 러시아 외무부 제1아시아국 부국장을 지낸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사회과학원 한국과장입니다.

[녹취: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사회과학원 한국과장] “This was supposed not to a bilateral visit...”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방문 계획은 러시아의 2차대전 전승절 기념행사에 다른 정상들과 함께 참석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단독 방문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따라서 김 제1위원장의 방문 계획 취소로 러시아가 모욕감을 느낄 이유가 없고, 북한이 러시아 측에 이른바 ‘내부 문제’에 관해 충분히 설명했을 것이라는 게 톨로라야 과장의 설명입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는 30일 김 제1위원장의 불참 이유에 대해 북한 ‘내부 문제’와 연관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미 국가정보국 (DNI) 산하 국가비확산센터 소장은 김 제1위원장의 이번 결정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셉 디트라니, 전 미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비확산센터 소장] “Given the close relationship...”

북-중 간 긴밀한 관계를 고려한다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첫 번째 해외방문국은 당연히 중국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디트라니 전 소장은 김 제1위원장의 방러 취소 결정에 특별히 중국의 압력이 작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북한이 중국의 외교적 중요성을 깨닫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 제1위원장의 방러 취소 배경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북-러 경제협력과 관계 증진의 동력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측에서 김 제1위원장의 방러 취소 이유로 제시한 ‘내부 문제’가 정권 안정과 관련 있는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존 메릴 씨입니다.

[녹취: 존 메릴, 전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시아담당 국장] “The North Korean media went out of its way...”

북한 매체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전용기로 개조된 러시아산 장거리 여객기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항공기로 러시아를 직접 방문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는 겁니다.

이렇게 김 제1위원장이 실제로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는 징후들이 분명히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계획이 취소된 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메릴 전 국장은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