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6.25 전사자 유해 발굴 가속...유가족 유전자 채취

지난해 6월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원이 6·25 전사자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 군 당국이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전사자 유족들의 유전자 시료를 채취하기로 했습니다. 군 당국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참전용사들의 유해를 최선을 다해 발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는 22일부터 한국 전역의 징병검사장에서 6.25 전쟁 전사자 유족의 유전자 시료를 채취한다고 밝혔습니다.

징병검사 대상자에게 이메일로 설문지를 보내 8촌 이내의 친척 가운데 6.25 전사자가 있는지 등을 가려 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들의 동의를 구해 유전자 시료를 채취할 계획입니다.

한국 군 당국은 지금까지 신병교육대에서 6.25 전사자 유족의 유전자 시료 채취 작업을 해왔지만 대상자들의 무관심으로 채취율이 점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의 22일 브리핑 내용입니다.

[녹취: 김민석 한국 국방부 대변인] “국방부는 오늘부터 6.25 전사자 유해를 유가족의 품으로 되도록 빨리 모시기 위해서 전국 징병검사장에서 징병대상자 중 유가족의 DNA 시료 채취를 추진합니다.”

이처럼 한국 군 당국이 유전자 채취 시료 방식을 바꾼 것은 6.25 참전용사와 유족의 고령화, 그리고 6.25 전쟁 격전지의 개발로 유해 발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김 대변인은 6.25 참전용사 증언 청취 행사도 정례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정부의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은 지난 2000년 6.25전쟁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2007년에는 한국 국방부 내 유해발굴감식단이 공식 창설됐습니다.

그 뒤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8 개월 동안 한국 전역에서 유해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85 개 지역, 34 개 부대에서 연간 약 10만여 명의 장병들이 유해 발굴 작업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이원웅 소령은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한국 군 전사자 8천 596 위를 발굴해 국립현충원에 안장했으며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6천500여 위는 현충원 국선재에 안치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원웅 소령 / 한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파는 곳마다 유해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겁니다. 유해만 나오는 게 아니라 이 분이 누구인지 신원이 확인될 수 있는 도장, 사진 뒤에 이름, 군번줄 인식표가 나온다든지 그러다 보니 이 분을 가족들에게 돌려드려야 하는 임무까지도 생기게 되고.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하신 이 분들을 지금이라도 찾아서 국가와 조국의 품으로 모셔야 한다는 거죠.”

이 소령은 발굴된 유해는 오동나무 관에 입관해 태극기로 관포한 뒤 임시감식을 통해 아군, 적군 여부를 판명하고 한국 군으로 판명된 유해는 중앙감식소로 보내져 성별과 키, 나이 등 정밀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소령은 한국 군 유해발굴감식단의 창설 표어가 ‘마지막 한 분을 모시는 그 날까지’라며, 나라를 위해 희생한 6.25 전사자 유해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