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북한인권 단체가 북한의 대표적인 정치범 수용소인 요덕수용소의 수감자 명단을 공개하고 이 명단을 유엔 인권기구 서울사무소에 제출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List of North Korean Prison Camp Inmates Released
북한 반인도범죄 철폐 국제연대, ICNK는 26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요덕수용소에 수감된 180 명의 이름과 나이, 수감 이유 등이 상세히 담긴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요덕수용소의 내 동료 수감자들’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지난 2000년부터 3년 동안 요덕수용소에 수감됐다 탈북한 정광일 씨의 기억을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정광일 씨입니다.
[녹취: 정광일 요덕수용소 탈북자] “보고서에는 저랑 함께 수감된 이들의 명단이 담겨 있으며, 보고서에는 특히 당시 저를 석방시켜준 서림천 구역에 근무하던 보위부원들이 모두 행방불명됐다는 사실도 담겼습니다.”
정 씨는 기자회견에서 요덕수용소가 있던 서림천 혁명화 구역이 철거된 사실을 지난해 10월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앞서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에 있는 수용소를 대폭 확장해 요덕수용소에 있던 인원들을 이 곳으로 옮기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북한 반인도범죄 철폐 국제연대, ICNK는 북한 당국은 명단에 담긴 180 명을 포함해 4백여 명 수감자들의 행방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권은경 ICNK사무국장입니다.
[녹취: 권은경 ICNKT사무국장] “북한 당국은 보고서에 나온 180 명의 행방과 이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수용소가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 지를 밝혀야 하며 이 자료는 향후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가게 될 중요한 첫 번째 근거 자료가 될 것입니다.”
보고서에는 북한의 체신상인 심철호가 고위 간부 도청을 담당한 보위부를 비판하다 체포돼 요덕수용소에 수감된 일도 담겼습니다.
또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북한에서 진행된 대규모 숙청 사건인 ‘심화조 사건’과 89년 독일 유학 중이던 북한 학생들을 체제전복 혐의로 수감한 사건 등 동료 수감자들이 연루됐던 사건도 공개됐습니다.
ICNK는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서울에 문을 연 유엔 인권기구 서울사무소에 제출했습니다.
유엔 인권기구 서울사무소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실태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ICNK에 따르면 북한에는 현재 4 개의 정치범 수용소에 8만 명에서 12만 명의 주민들이 수감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한국 국정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북한 당국이 공개처형을 확대하고 정치범 수용소도 확장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그러나 정치범 수용소 존재 자체를 부인하며, 북한에는 범죄인 교화소만 있을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