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방부가 오는 9월 열리는 서울안보대화에 북한을 초청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대표들이 참석해 다양한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인데요. 북한이 참가한다면 남북 간 양자 접촉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당국은 오는 9월 한국에서 열리는 서울안보대화에 북한을 초청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가 서울안보대화에 북한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17일 오전 10시25분,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백승주 한국 국방차관 명의의 초청장을 북한 인민무력부 부부장 앞으로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인민무력부 부부장은 한국의 차관급으로 북한 내 5~6 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통지문에는 구체적인 의제 설명보다는 서울안보대화에서 다양한 평화, 안보 의제 등 국제적 현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내용의 소개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이번 북한 초청에 대해 올해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이자 분단 70주년인 점이 고려됐다면서 북한이 참가한다면 남북 간 양자 접촉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전략문제연구소 문성문 연구위원입니다.
[녹취: 문성묵 연구위원/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서울안보대화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안보 협력, 긴장 완화, 평화 이런 취지로 진행하고 있는 거잖아요. 결국 긴장의 근본 원인을 제공하는 북한이 거기 참여를 해서 대화를 하고 함께 문제를 풀어간다면 제일 좋은 거죠.”
문 연구위원은 북한이 다른 다자안보회의에도 거의 참여를 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북한의 서울안보대화 참가 여부를 떠나 한국 측이 북한에 대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초청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한국 정부의 초청에 호응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특히 서울안보대화 직전인 다음달 미-한 연합 UFG,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예정돼 있어 북한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됩니다.
게다가 서울안보대화 현안들이 핵 비확산, 한반도 통일 등 민감한 주제들인 만큼 북한의 참석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입니다.
국방안보포럼 양욱 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양욱 연구위원/ 한국 국방안보포럼] “북한이 갖고 있는 기조라는 것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되려 긴장이 높아지는 게 현재 국면인데요. 막상 SDD가 있는 그 날까지 남북관계가 바뀌는 흐름을 봐서 북한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그럴 여지는 아직까지는 없어 보입니다.”
서울안보대화는 한국 국방부가 지난 2012년부터 해마다 서울에서 열어온 안보행사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차관급 국방 관료와 안보 전문가들이 참석해 한반도 통일과 핵 비확산 등 국제안보 현안을 폭넓게 논의해 왔습니다.
올해 안보대화는 오는 9월 9~11일까지 2박 3일 간 열리며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등 모두 33개 국가 대표들과 유럽연합 등 4개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이번 서울안보대화에 참석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간 이해와 신뢰를 증진하려는 노력에 동참해 주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