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포기 없다..."미-북, 핵 협상 어려울듯"

북한에서 '반 미제 투쟁 월간'인 지난달 25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반미 궐기대회에 약 10만 명이 동원되었다.

북한은 최근 핵 협상을 타결한 이란과 자국을 비교하는 미국의 시각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버리지 않는 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미-북 두 나라의 입장 차이가 다시 확인됨에 따라 북 핵 협상 재개는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1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한 합의가 이뤄진 것을 핑계로 미국이 북 핵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습니다.

또 북한이 일방적으로 먼저 핵을 동결하거나 포기하는 것을 논하는 대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란의 핵 협상 타결은 자주적인 핵 활동 권리를 인정받고 제재를 해제하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해 이룩한 성과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이는 북한과는 실정이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란 핵 합의를 북한 실정과 비교하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된다는 겁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어 북한은 명실공히 핵 보유국이며 핵 보유국에는 핵 보유국으로서의 이해관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 억제력은 미국의 핵 위협과 적대시 정책으로부터 나라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 수단이라며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흥정물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남아있는 한 북한 핵 무력이 갖는 사명은 절대로 변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지난 16일에도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미국이 핵으로 북한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으로 하여금 부득불 자위적인 핵 억제력을 보유하지 않으면 안되게 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렇듯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협상 재개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향후 전망에 대한 견해들을 제시했습니다.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박사는 북한이 미국의 경제적 원조와 체제 보장 약속을 받는다면 핵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경제적 대가 지불과 체제 보장 이것만 있으면 북한도 얼마든지 핵을 포기할 수 있다, 왜냐면 핵을 가지고 끝까지 가는 것은 북한 스스로 뿐만 아니라 북-중 관계라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북한이 그게 모험이라는 것을 알거든요.”

반면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미-북 간 입장 차가 지금처럼 큰 상황에서는 핵 타결은 물론 핵 협상의 조기 재개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북-미 당국 간의 불신의 골이 깊고 또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입장 차이가 워낙 크고 그런 차원에서 아마 북한 핵 문제는 핵 확산 방지에 초점을 맞춘 미국의 전략을 펼칠 것이다, 그렇게 전망합니다.”

양 교수는 이어 미국이 현재 바락 오바마 행정부 임기 1년 반을 남겨놓고 북 핵 문제와 이란 핵 문제를 동시에 검증하고 사찰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협상 재개의 동력 또한 그리 크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지난 14일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대화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대화에 있어 비핵화는 최고의 우선순위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