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다음달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합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참가를 시사하는 어떤 조짐도 보이지 않아 참석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0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승리 기념식-전승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2일부터 사흘 간 중국을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녹취: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9월3일 목요일 베이징에서 개최될 예정인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주 수석은 그러나 중국이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민해방군 열병식에 박 대통령이 참석할지 여부에 대해선 현재로선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열병식과 관련한 제반 세부 사항을 검토 중이라며 앞으로 적당한 때에 참가 여부를 공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대통령은 또 방중 기간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전망입니다.
주 수석은 한-중 정상회담은 아직 상세한 것은 없지만 개최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주 수석은 이어 박 대통령이 다음달 4일 상하이에서 열리는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와 관련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이번이 취임 후 세 번째입니다.
청와대는 앞서 두 차례 방중 때와는 달리 지역패권 등을 놓고 미-중 간 갈등이 심해지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행사의 참석 여부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특히 지난 13일엔 오는 10월 16일 워싱턴에서 미-한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해 미-중 사이에서 외교적 균형을 잡기 위한 나름의 조치가 아니었느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습니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번 행사에 참석할 경우 그동안 과거사 갈등으로 미뤄져 온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탄력이 붙을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중국으로부터 전승절 행사 초청장을 받았지만 이에 응할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달 초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에서 북-중 간 만남이 없었고 그밖에도 김 제1위원장의 방중을 시사하는 어떤 움직임도 잡히는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핵심 관건인 북 핵 협상 재개에 대한 입장 조율이 안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라도 방문했던 러시아 전승절 때 보다 더 냉랭한 분위기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도 김 제1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이 현재로선 희박하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정경분리의 원칙에 의해 경제는 현상유지를 하고 있고 그러나 정치 분야에 있어서는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고, 그렇게 봅니다.”
이에 따라 중국 전승절 행사를 계기로 남북 정상이 만날 가능성 또한 지금으로선 매우 낮다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