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 핵 토론회 개최...'회담 재개 위한 소통' 주목

왕이 중국 외교부장 (자료사진)

중국이 6자회담 9.19공동성명 10주년을 계기로 북 핵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의미 있는 소통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외교부는 14일 북 핵 관련 토론회가 오는 18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린다고 밝혔습니다.

이 토론회는 중국 외교부 산하 연구기관인 중국국제문제연구소가 주최하며 북핵 6자회담 참가국 관리들과 전문가들이 참석합니다.

중국 외교부는 왕이 외교부장이 토론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누가 참석할 지의 여부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국 ‘연합뉴스’는 외교부 당국자를 인용해 6자회담 차석대표인 김건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이 개인자격으로 참석한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등 다른 나라 정부에서는 누가 참석할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국제문제연구소는 지난 2013년 9.19 공동성명 8주년을 맞아 토론회를 개최했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들어 6자회담의 조기 개최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7일에는 샤오첸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 부대표가 한국을 찾아 김건 단장과 협의를 가졌습니다. 양측은 협의에서 의미 있는 6자회담이 조기에 재개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조태용 한국 외교부 1차관은 지난5일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이달 말에 열릴 미-중 정상회담과 다음달 미-한 정상회담, 이어 열릴 한-일-중 3국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북 핵 협상을 위한 전략적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태용 1차관] “이런 정상 차원에서 비핵화 대화를 다시 한 번 살려보고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논의가 있게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외교부에선 비핵화 대화를 살리고 북한의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가져오기 위한 어떤 각론의 노력을 하게 될 것입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앞서 지난 2일 정상회담에서 이란 핵합의를 계기로 의미 있는 6자회담이 조속히 개최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었습니다.

오는 16일에는 6자회담 미-한 수석대표가 워싱턴에서 만나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를 논의합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당장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높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 있는 의지를 보이지 않은 한 대화를 위한 대화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6월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 연설에서 북한 정부가 최소한 9.19 공동성명 등 비핵화 약속과 의무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러셀 차관보] “It’s to bring North Korea’s leadership…”

러셀 차관보는 대북 압박의 목표는 북한 지도부에 벌을 주려는 게 아니라며 북한 정부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6자회담 합의를 깨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는 6자회담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도 어떤 결의도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북-중 관계도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 이후 냉랭한 상태여서 6자회담이 갑작스레 진전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국제문제연구소가9.19 공동성명 10주년을 맞아 토론회를 열고 미국과 한국이 9.19 공동성명 합의 정신을 강조하면서 성명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9.19 공동성명은 6자회담 당사국들이 2005년 베이징에서 4차 2단계 회담을 열어 북한의 비핵화 목표와 결의와 원칙에 합의한 성명입니다. 북한은 성명에서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 포기를 결의했고 그 대가로 미-북 관계 정상화, 대북 에너지 지원을 제공하는 등 공약 대 공약,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 강행과 국제사회의 제재가 이어지면서 9.19 공동성명의 실행은 멈췄고 6자회담도 지난 2008년 12월 수석대표 회담을 끝으로 중단된 상태입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