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북한이 최근 공개한 탄두가 둥근 형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이 북한이 개발 중인 첫 ICBM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또 북한의 ICBM 전력화가 상당 수준 이뤄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민구 한국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최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탄두 모양이 둥근 탄도미사일 ‘KN-08’이 북한이 개발 중인 첫 ICBM의 형태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장관은 1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KN-08 탄도미사일의 탄두는 개발 기술이 발전하면서 뾰족한 형태로 바뀐다며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녹취: 한민구 국방부 장관] “2013년도에 행진 때는 뾰족한 게 나왔기 때문에 당시 그것이 기술 진화 수준에서 보면 위장용일 것이라고 판단했고 2년 지나 금년도엔 돔추형으로 나왔기 때문에 그것이 개발이 최초 형태로 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2년 4월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 때에 이어 2013년 7월 정전협정 6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는 탄두 모양이 뾰족한 KN-08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열병식에선 탄두 모양이 둥글게 바뀐 KN-08 미사일을 선 보였습니다.
한 장관은 기술 진화 관점에서 봤을 때 과거 등장한 KN-08 탄두가 오히려 더 발전된 형태라는 점을 지적하며 위장용이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북 핵 전문가는 2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처음 공개한 KN-08은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그럴듯한 모형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큰 반면 이번 KN-08은 실질적 전력화에 상당히 근접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탄두 모양이 둥글게 바뀐 것은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때 발생하는 섭씨 7천 도의 고열을 극복하기 위해 속도를 줄이는 방식을 채택한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2012년과 2013년 공개된 미사일은 3단체이지만 이번 미사일은 2단체이고 길이도 1~2미터 정도 짧아져 미국 전역은 아니더라도 미 서부지역을 타격할 만한 사거리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근거로 이번 KN-08이 구 소련의 사거리 만 킬로미터의‘UR-100’과 모양과 길이, 그리고 연료추진제 등이 거의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탄두를 둥글게 만들어 1t 정도의 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이번에 공개된 미사일을 통해 북한의 ICBM 개발 방향을 보다 분명하게 알 수 있게 됐다며 전력 현실화가 이미 상당 수준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소형화 기술이 아직 ICBM에 탑재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관측도 여전히 제기됐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의 부형욱 박사입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한국 국방연구원] “이번에는 KN-08이 탄두 모양이 둥근 모양으로 나왔는데 이에 대해 해석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지만 결론적으로 많은 분석가들이 둘 다 과거의 것이든 현재의 것이든 위장일 가능성이 많다, 이렇게 보고 있거든요.”
한편 한민구 장관은 이번 열병식 때 재등장한 북한 ‘핵배낭’ 부대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있지만 배낭의 방사능 표식은 화생방 관련 부대를 표시한 것으로, 실제로 핵 배낭을 들고 나왔을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