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정원 "북한 조용원 부부장 급부상...권력 세대교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북한 기술로 개발한 지하전동차의 시운전 행사에 참석해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20일 보도했다. 이날 김 제1위원장의 현지 시찰에는 김정은의 '금고지기' 한광상 노동당 재정경리부장을 포함해 박봉주 내각 총리, 김양건·오수용 노동당 비서,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수행했다. (자료사진)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권력 서열에서 급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조 부부장은 올해 58세로 말단에서 시작해 부부장 자리에 오른 인물로 알려졌는데, 북한 내 권력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녹취: 조선중앙TV]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원산 구두공장을 현지 지도하셨습니다. 조용원 동지, 한광상 동지가 동행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최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원산 구두공장 현지 지도를 보도하면서 수행인사 가운데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포함됐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조용원 부부장을 언급하며 북한 내 권력 서열에서 급부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58세로 알려진 조용원 부부장은 최근 김 제1위원장의 현지 시찰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사람으로 꼽힙니다.

북한은 최고 권력자와의 접촉 빈도가 많을수록 권력의 중심에 있음을 나타내는데, 조용원 부부장은 올해 김 제1위원장의 현지 시찰을 37회 수행해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횟수를 기록했습니다.

조용원 부부장은 지난해 12월 노동당 내 각 부서를 감시, 검열하는 조직지도부의 부부장으로 승진했고 당시 김 제1위원장의 평양 어린이식료품공장 현지 시찰을 수행하면서 처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한국 정보당국은 김 제1위원장이 각 부서를 검열, 감독하는 과정에서 그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지도부 소속의 조용원 부부장이 자연스럽게 급부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박사입니다.

[녹취: 안찬일 박사 /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조직지도부는 당 중앙 안에 당 중앙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당 중앙위원회 안에서 실제로 노동당을 움직이는 참모부다 그렇게 보시면 됩니다. 조용원이는 새로 떠오른 부부장이니까 아주 정통 당 관료로서 말단 지도원부터 올라간 사람인데 나이가 58세고 그러니까 김정은이가 상당히 신뢰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용원 부부장의 이 같은 급부상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의 기존 권력층에 대한 불신과 세대교체에 대한 의지가 깔려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는 김 제1위원장이 당을 장악하기 위해 조직지도부에 새로운 인물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한국 국방연구원 박사] “조직지도부 사람들을 활용해서 조직 장악을 하는 거죠. 리용호 세력, 장성택 추종세력 다 몰아내고 김정일 시대 잘 나가던 노인들 다 몰아내고, 그리고 조직 통제, 감시하는 조직의 인물들을 중용하는 거예요.”

안찬일 박사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북한 권력의 세대교체는 내년 5월 제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당 중앙을 전면 쇄신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김정은 시대의 새로운 당 중앙위원회를 조직하는 데 있어 핵심 역할을 할 조용원 부부장에게 김 제1위원장이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