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대안학교 '우리들학교' 방학식 엿보기

서울 관악구의 탈북민 대안학교 '우리들학교'가 18일 방학식을 가졌다.

한국에서는 겨울이 깊어가면서 각 학교들이 겨울방학을 맞고 있는데요, 탈북민들을 위한 대안학교인 우리들학교도 오늘(18일) 방학식을 가졌습니다.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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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듣기] 탈북자 대안학교 '우리들학교' 방학식 엿보기


[녹취: 현장음]

지난 1년을 돌아보는 학생들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여기는 서울 관악구에 있는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 우리들 학교인데요. 12월 18일은 우리들학교의 방학식입니다. 방학식을 맞아, 올 한 해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을 모아 개인별 앨범도 만들고요, 작은 선물도 나누고 졸업한 선배들과도 시간을 보냈는데요, 우리들학교의 윤동주 교장선생님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윤동주, 우리들학교 교장] “ 올 한 해를 마감하면서 어제는 학생들이 스스로 자기를 한 해 동안을 되돌아보면서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고요, 오늘은 평가하는 시간의 다음 단계로 지난 1년 동안의 추억거리들을 학교에서 했던 여러 가지 활동들을 본인들이 사진 찍고 또 스크랩해서 본인들의 앨범을 만드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그 앨범을 같이 발표하고 또 추억으로 간직하기 위해서 지금 작업을 하고 있고요.”

[녹취: 현장음]

교실마다 종이며 색연필, 가위를 손에 든 학생들로 북적북적한데요, 올 한 해 동안의 사진을 모아 붙이고, 예쁜 색으로 꾸미면서 한 해를 정리합니다. 우리들학교의 김현경 선생님의 얘기를 들어봤는데요

[녹취: 김현경,우리들학교 교사] “아이들 활동사진, 학교에서 했던 행사들이랑 자기가 정말 프린트하고 싶은 그런 사진들을 출력해서 자기네가 직접 만들어봤어요. 그러니까 한 해 동안 봉사활동을 한 거, 포트폴리오 만든 거예요. 봉사단 회의 갔던 거, 도레미마을 갔던 거, 소록도 갔던 거. 사실 1년 중에 가장 중요한 행사예요. 소록도 가는 게. 주변의 자연보호하고 여기 5분 거리에 있는 요양병원 가서 아이들 기타반이랑 합창반, 이렇게 해가지고 같이 봉사활동하고.”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 사는 소록도에 봉사활동도 다녀오고, 신생아들을 위한 모자 뜨기 봉사도 하고, 올 한 해 동안 기억에 남는 일들이 참 많습니다.

[녹취: 우리들학교 학생] “도레미 마을에 갈 때 사람 엄청 많았었는데 다 졸업하니까 저만 남았어요.”

“모자뜨기 봉사”

“저는 소록도 봉사가 제일 기억에 남았는데, 거기서 봉사를 제일 많이 했고 그리고 할머니가 많아서 다 같이 얘기하고 그랬어요. 그래서 되게 다음에도 다시 오겠다, 이런 생각도 하고.”

소록도의 어르신들을 보면서는 북한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생각나기도 했다는데요

[녹취: 우리들학교 학생] “글쎄요, 저는 소록도 봉사할 때부터 다녔거든요. 그래서 가장 인상 깊은 것도 소록도. 어쩌면 보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고향에 계셔서 못 뵙잖아요. 그래서 소록도 가니까 그 분들도 좀 외로운 그런 게 보여서 고향에서도 우리를 생각하면서 그런 모습이 아닐까. 그래서 더 잘해드리고 싶고. 또 매년 학교에서 봉사하러 간 다니까 그게 너무 좋았어요.”

방학을 기분 좋은 소식과 함께 맞은 학생들도 있는데요.

[녹취: 우리들학교 학생] “고등학교 내년 3월달. (계획대로 됐네요?) 네, 계획대로 됐어요. (여기 근처로 가요?) 아니오, 부산에 내려가요. (그럼 당분간 학교에는 못 오겠다.) 네, 내년 3월달 전 까지는 올 수 있지만. 같이 얘기도 하고, 기대돼요.”

“아쉽고 다시 자주 와야죠. 대학교 가서, 시간이 되면. 자주 와서 동생들도 보고, 봉사, 학교에 이렇게 봉사 할 수 있으면 봉사도 하고 하고 싶어요. 부모도 없고 혼자 왔잖아요. 그게. 그런데 학교 와서 진짜 자기집처럼 그렇게 자주 와요.”

방학은 정든 친구들을 만나지 못한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방학 기간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녹취: 우리들학교 학생] “ 제가 어렸을 적에 학교 못 다녀서 방학식을 못해 봤거든요. 그래서 학교 다니긴 다녔는데 방학식은 처음이에요. 방학 공부 복습도 하고요, 영어 위주로요, 그리고 자격증 따려고요.”

“한편으론 방학 동안 선생님들도 못 뵙고 친구들과도 못 어울리는 게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방학 시간 동안 우리가 더 자기의 목표를 집중적으로 이룰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어서.”

“오늘 선배님들 하고도 만나고 그래서 너무 좋고요, 그리고 우리도 선배 되면 또 오겠다는 생각도 들고. 자격증 공부, 중국어 통역자격증. 그래서 그거 공부하려고요.”

방학 기간이 학생들에게 큰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은 윤동주 교장선생님도 마찬가진데요.

[녹취: 윤동주, 우리들학교 교장] “방학 동안에 특별히 이 친구들이 나이가 좀 많기 때문에 평소에 못했던 여러 가지 활동들, 과외수업 뿐만 아니라 우리 학생들이 나이가 많기 때문에 북한에 가족이 있고, 본인이 가장인 친구들이 있어요. 그래서 본인들의 생계를 좀 꾸려나가야 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사회 활동을 좀 하라고, 짧지만 그 한 달 동안 시간을 보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녹취: 현장음]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