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조은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준비돼 있습니까?
기자) 한국과 일본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타결했습니다. 중국이 테러에 대응하는 법안을 채택했습니다. 또 내년부터 중국에서 전면적인 두 자녀 정책이 시행됩니다.
진행자) 우선 한일 위안부 합의 소식부터 살펴보죠.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오늘(28일) 서울에서 회담을 열어 극적인 합의를 맺었는데요. 위안부 문제가 처음으로 공론화 된지 24년 만에 두 나라 간 가장 민감한 현안이 해결된 것입니다. 두 나라 외무장관은 회담 1시간 10분 만에 합의를 맺고 공동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진행자) 합의 내용은 무엇인가요?
기자) 우선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기시다 외무상은 “위안부 문제는 당시 군의 관여 하에 다수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로서, 이러한 관점에서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의 책임을 인정한 점에서 의미가 있는데요. 다만 여기서 ‘법적 책임’인지 ‘도의적 책임’ 인지는 명확히 하지 않았습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들에 대한 법적 배상 문제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는 기본 입장을 가지고 있고, 기시다 외무상은 기자회견 뒤 일본 기자들을 따로 만나 이를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이 밖에 또 어떤 합의가 있었나요?
기자) 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을 한국 정부가 설립하고, 일본은 이 재단에 10억엔, 미화 830만 달러를 출연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일본이 이전을 원하는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과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가 관련단체와 협의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는 또 앞으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에서 서로 비난하는 것을 자제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사과를 하고 책임을 인정하는 한편, 한국은 다시 이 문제를 다시는 끄집어 내지 않기로 합의했군요. 특히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사죄했네요?
기자) 예. 아베 총리는 오늘(18일)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일본의 내각총리로서, 위안부로서 많은 고통을 겪고 심신에 걸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께 대해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베 총리의 이 사죄 내용은 기시다 외무상도 앞서 기자회견에서 대신 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발언을 했나요?
기자) 예. 기시다 외상이 합의를 맺은 뒤 청와대를 방문해 박 대통령을 예방했는데요. 박 대통령은 두 나라가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자고 강조했습니다.
[녹취:박근혜 대통령] “이번 합의를 통해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이 회복되고 또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일본 측의 조치가 신속히 그리고 합의한 바에 따라서 성실하게 이행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과거에도 두 나라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었죠?
기자) 예. 수치심에 침묵하던 위안부 피해자들이 1990년대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해 사죄를 표명하는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이후 일본 정부 예산이 아니라 민간 모금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보상하겠다며 1995년에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을 설립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정부 차원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했고, 이 기금은 2007년 성과 없이 해체됐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2011년 일본에 위안부 배상청구권 문제 협의를 요청했고, 12차례에 걸쳐 일본과 국장급 협의를 벌였습니다. 이후 한일 양국 정상의 결단에 이번 합의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진행자) 극적 타결은 했지만, 두 나라는 합의 내용을 서로 원하는 대로 해석하고 있죠?
기자) 예. 기시다 외상은 회견 후 일본 취재진에 법적책임 문제에 대해 “법적입장은 과거와 아무런 변함이 없다”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에 출연하는 10억엔도 배상금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반면 일본이 이번에 국제법적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국제사회도 그렇게 볼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고요. 또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도, 기시다 외무상은 “적절히 이전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고,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기대감을 표명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나중에 다시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위안부 할머니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엇갈린 반응을 보였는데요. 일부 할머니들은 미흡하더라도 정부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혔지만, 다른 할머니들은 법적 배상이 빠진 합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이제 생존해 있는 할머니들이 얼마 남지 않았죠?
기자) 예. 현재 한국 여성가족부에 공식 등록된 군 위안부 피해자는 238명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일본 정부의 사죄를 듣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고요. 지금까지 생존한 사람은 46명에 불과한데, 모두 80살이 넘었습니다. 대부분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 문제에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미국은 위안부 문제를 조속히 타결할 것을 촉구해왔습니다. 특히 대선 후보인 힐리러 클린턴은 지난 2012년 국무장관 재직 시설 '위안부' 대신 '성노예'라는 표현을 써서 일본을 압박한 바있습니다.
진행자)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소개해주시죠.
진행자) 예. 일본군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주둔지 주변에 위안소를 설치하고, 본국과 식민지, 점령지에서 위안부를 조달했는데요. 최소 5만명에서 최대 20만명으로 추산되는 위안부들은 대부분 강제로 납치당하거나 ‘군수공장에서 일하게 된다’는 등의 말에 속아서 갔습니다. 이들의 국적은 절반 이상이 조선인이고, 중국인이 36%, 일본인이 12%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ridge///
진행자) 중국 정부가 테러를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법안을 채택했죠?
기자) 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어제(27일) 오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심의, 통과시킨 반테러법에 서명한 뒤 공포했습니다. 이 법안은 1월 1일부터 발효됩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예. 총 10장 97조로 구성됐는데요. 테러의 정의, 안전예방, 정보, 조사, 대응조치, 국제협력, 지원, 처벌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법안은 테러를 “폭력, 파괴, 위협 등의 수단으로 사회적 공포를 조장하고, 공공안전을 저해하고, 개인과 재산권을 위협하는 것, 혹은 국가기관과 국가조직을 위협해 정치적, 이념적 목적을 담은 주장과 행동을 실현하려는 것”으로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개인과 단체는 이 법안에 어떤 영향을 받을까요?
기자) 예. 앞으로는 개인과 단체가 국가의 반테러 업무에 협조해야 하고 거부하면 형사구류, 벌금형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통신, 인터넷 사업자들도 테러 수사에 협조하고 기술적 지원을 제공해야 합니다.
진행자) 테러 대책과 관련해 정부의 권한은 어떻게 규정됐나요?
기자) 예. 공안기관, 국가안전기관, 군사기관 등은 반테러 정보 수집을 위해 기술적인 정찰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는데요. 도청과 감청을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밖에 중국 정부는 새롭게 ‘국가반테러정보센터’를 구축할 예정인데요. 테러 정보를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기 위해섭니다.
진행자) 중국이 이번에 이런 반테러법을 제정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기자) 예. 중국 당국자들은 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등을 중심으로 분리주의자들과 무장반군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몇 년간 이 지역에서 폭력 사태로 수 백 명이 숨졌습니다. 최근에는 중동에서 활동하는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 ISIL이 중국 내에서 테러분자를 모집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다 보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예. 서방 국가들은 중국의 반테러법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의사표현의 자유와 같은 인권을 유리하는 것은 물론, 중국에서 활동하는 자국 인터넷 기업들의 활동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안은 인터넷 기업이 테러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처벌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에 대해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직접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번 반테러법과 은행, 보험 관련 규정, 독과점 금지 조사 등은 해외 기업에 대한 부당한 통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비난에 대해 중국 당국이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예.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 법안은 현재 중국의 상황과 현실적 필요를 감안해 제정됐고, 법안을 진지하게 분석해보면 서방 국가들의 관련 법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루캉 대변인은 이 문제와 관련해 이중잣대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편, 중국의 ‘전면적인 두 자녀 정책’이 내년 1월 1일부터 전국에서 동시에 시행될 예정이죠?
기자) 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어제) 27일 반테러법과 함께 통과시킨 내용입니다. ‘인구계획생육법 수정안’은 한 부부가 두 자녀를 갖는 것을 장려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또 아이를 낳은 부부가 피임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삭제됐습니다. 따라서 35년간 유지돼온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이 공식 폐기됐습니다. 중국 시진핑 지도부는 지난 10월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를 열고 ‘전면적 2자녀 정책’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산아제한이 풀리면 인구가 급증하는 건가요?
기자) 예.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오늘(28일)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자료를 인용해 오는 2030년에 중국의 전체 인구가 14억 5천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13억 6천800만명인데 단기간에 인구가 급증할 것으로 본 것입니다. 15년만에 8천2백만 명 늘어난다는 건데요. 그 근거로 현재 중국에서 ‘두 자녀 정책’ 조건에 맞춰 둘째 자녀를 낳을 수 있는 부부는 9천만 쌍에 달한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인도에 인구가 가장 많은데, 앞으로 중국과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중국이 당초 한 자녀 정책을 시행한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기자) 예. 중국 공산당은 1980년부터 한자녀 정책을 시행했는데요.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 때문이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모든 부부가 한 자녀만을 키울 것을 헌법에 명시했고, 이를 어기면 무거운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둘째부터는 무상교육과 의료 혜택도 받지 못했고요. 정부당국이 강제 유산을 시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매우 강력한 정책인데, 인구 억제 효과가 있었나요?
기자) 예. 지난 35년간 약 4억면 이상의 인구가 억제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하지만 상당한 부작용도 나왔는데요. 중국의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남자와 여자 비율이 120대 100으로 큰 차이를 보이게 됐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한 자녀 정책을 좀 완화했었죠?
기자) 예. 2013년에 부모 중 한 명이 독생자이면 두 자녀까지 허용하고, 예외 대상도 농촌과 변경지역 주민으로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양육비 부담도 커져서 기대했던 출산율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었습니다. 저출산이 30년 이상 이어지면서 이제는 중국이 고령화 사회의 부작용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인구정책 전환으로 어떤 효과가 기대됩니까?
기자) 우선 내수 중심의 경제성장이 보다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노동인구 공급으로 국가 경쟁력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조은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