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권단체들 '북한 인권·자유 상황 여전히 최악'

지난 10일 북한 신의주 인근 압록강에서 순찰정에 탄 북한 군인들이 중국 쪽을 바라보고 있다. 중국 단둥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자료사진)

북한의 인권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가 평가했습니다. 또다른 인권단체인 프리덤 하우스는 북한의 자유도가 세계 최악 중 최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심각한 인권 유린과 반인도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가 밝혔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이 단체는 27일 발표한 ‘2016 세계인권보고서’에서 김정은 체제에서 지난해 북한의 인권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집권 4년 차에 접어든 김정은 위원장이 지속적인 탄압과 북-중 국경 통제 강화로 주민들의 국외 탈출을 막고, 국내 이동의 자유 또한 더욱 혹독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 정부는 또 모든 형태의 반대 의견을 탄압하고, 모든 정치반대 조직, 독립적인 매체,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를 금지하고 있으며 종교적 자유도 철저히 탄압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반체제인사에 대한 연좌제 적용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몇 십만 명을 열악한 환경과 감시원들에 의한 학대, 강제노동이 기다리는 강제수용소와 기타 교도시설로 보내 사실상 노예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밖에 보고서는 북한 정부가 주민들의 경제적 사회적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으며, 주민들을 정치적 배경에 따라 차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2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국제사회는 북한의 이 같은 인권 유린에 대한 책임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슨 부국장] "North Korea has been called out by UN COI for committing crime agains humanity…"

북한에서 반인도 범죄가 자행됐다고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가 밝혔고, 유엔은 북한 최고지도자를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회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겁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북한 정부가 자국민에 대한 지속적인 인권 유린의 책임을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면 착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로버트슨 부국장] "There has been a whole host of pressure coming down on North Korea…."

북한 정부에 대해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종류의 압력이 가해지고 있으며,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북한 정부는 그 누구도 믿지 않는 현실부정을 그만두고, 유엔이 현 시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규정한 인권 유린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인 프리덤 하우스는 27일 발표한 ‘2016 세계자유보고서’에서 올해도 북한을 세계 최악 중 최악의 국가 12개 가운데 하나로 꼽았습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시민적 자유와 정치적 권리를 최고 1점에서 최하 7점을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북한은 두 분야에서 모두 가장 나쁜 점수인 7점을 받았고,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결과 2점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프리덤 하우스가 보고서를 처음 발표한 1972년 이후 지금까지 40년 이상 계속해서 세계 최악 중 최악의 국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시리아, 소말리아, 티베트, 우즈베키스탄, 에리트리아 등을 북한과 함께 '최악 중 최악의 국가'로 지목했습니다.

이 단체의 올해 보고서에서 세계 195개 나라 가운데 미국과 영국, 일본 등 86개 나라가 자유로운 나라로 평가됐고, 59개 나라는 부분적으로 자유로운 나라, 그리고 50개 나라는 자유가 없는 나라로 꼽혔습니다.

한국은 지난해 부분적으로 자유로운 나라로 분류됐지만, 올해는 자유로운 나라로 평가됐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