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 간 첫 고위급 전략협의가 이달 중 열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물론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국 내 배치 문제도 논의될 전망됩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태용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미국과 한국의 첫 고위급 전략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곧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청와대 관계자는 두 나라가 구체적인 일정을 막판 조율 중에 있으며 양측 수석대표도 거의 정해진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 평화통일에 유리한 환경 조성을 위해 미-한 간 고위급 전략협의를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녹취: 박근혜 한국 대통령] “상호 조율된 대북정책을 지속 추진해가는 한편 평화통일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한-미 고위급 전략협의를 심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협의는 이달 중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 측에서는 에이브릴 헤인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이, 한국 측에서는 조태용 1차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나설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협의는 애초 박 대통령의 통일외교 차원에서 추진됐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가 당면해 있는 만큼 이 문제에 대해 집중적인 협의를 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정영태 명예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정영태 명예연구위원 / 한국 통일연구원] “북 핵 문제가 핵심이죠. 현 상황으로서는 제재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들, 이런 게 핵심이 안 되겠어요? 핵도 중요하지만 그 다음에 중요한 게 로켓 발사 움직임이 있잖아요. 이 것도 어떻게 하면 억제할 수 있을 것인가도 중요한 의제가 될 수 있겠죠. 장거리 미사일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는 것은 핵 미사일이 될 수 있고 협상카드로서도 위험도가 높아지는 측면이 있죠. 그래서 핵 못지 않게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도 상당히 위협적인 것이다…”
특히 북한의 4차 핵실험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더한 추가 제재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북 핵 문제의 성격이 변했다는 평가도 있는 만큼 북한정책 기조를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전반적인 협의도 이뤄질 전망입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 대응 차원에서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주한미군 내 배치에 대해 양측 간 의견을 교환한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북한이 핵 고수 정책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대화와 압박만으로는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더 이상 진전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이 미-한 양측의 판단입니다.
이에 따라 미-한 양측은 이번 고위급 협의에서 박 대통령이 제안한 ‘6자회담 틀 내에서의 5자 공조 강화’ 방안을 어떻게 실현할지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