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서울 해방작전' 위협…"미·한 훈련 맞불"

북한이 신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진행했다고 지난 4일 북한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자료사진)

북한 군 총참모부가 이례적으로 ‘서울 해방작전’을 벌이겠다고 위협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북한 내륙 진격을 가상해 진행 중인 미-한 합동훈련에 대한 맞불 작전이자 체제 결속을 노린 홍보전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군 총참모부는 지난 12일 성명을 발표하고 “적들의 ‘평양 진격’을 노린 상륙훈련에 서울을 비롯한 남한 전 지역 해방작전으로, 그리고 ‘족집게식 타격’ 전술에는 전격적인 초정밀 기습타격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또 동부와 중부, 서부 전선에 위치한 1차 연합타격부대들은 쌍룡훈련에 투입된 적에 대한 선제적인 보복 타격작전을 수행하고 평양 진격작전에 투입된 적들과 이를 고안한 소굴도 보복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영토와 영공, 영해에 대한 침략 기도가 판단되는 즉시 작전에 투입된 적 병력과 수단들이 기동하기 전에 군사적으로 단호히 제압하는 게 북한식의 주체적인 대응작전 방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성명은 최고사령부가 선제타격 명령만 내릴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위협했습니다.

북한 군 총참모부가 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만큼 현재 역대 최대 규모로 한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미-한 합동군사훈련에 북한이 매우 민감해 하고 있는 증거라는 분석입니다.

북한은 미-한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에 대해 이미 지난달 23일 인민군 최고사령부 중대성명을, 이어 이달 들어서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 그리고 국방위원회 성명을 잇달아 내놓고 비난과 위협을 계속해 왔습니다.

이번 미-한 합동훈련에 대해 북한이 여느 때보다 한층 거칠게 반응하는 것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더욱 강화된 상황에서 이번 훈련이 북한 내륙진격과 족집게식 타격 등 예년과는 다른 공격적 개념이 포함된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미-한 연합 실기동 훈련인 독수리 연습에 속하는 쌍룡훈련 중에서도 핵심인 이번 상륙훈련이 유사시 북한의 후방 지역으로 파고드는 능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게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쌍룡훈련은 한국 측 해군과 해병대와 미군 제3 해병원정여단, 제7 강습상륙전단, 76기동부대, 스텔스 상륙함 뉴올리언스 호 등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런 위협적 언사에 대해 심리적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한 두 나라가 이번 훈련을 통해 견고한 군사동맹을 과시함으로써 북한이 느끼는 압박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설명입니다.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입니다.

[녹취: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한이) 그냥 상륙만 하고 끝냈던 작전을 내륙까지 진격하는 소위 ‘평양진공작전’이라는 개념을 직접 훈련에 적용해서 진행하고 있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총참모부가 나서서 북한도 ‘서울 해방’이라는 용어를 써서 북한도 거기에 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협박의 수위를 높이는 반응이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는 ‘서울 해방작전’은 북한의 이른바 남조선 해방전략의 또 다른 이름일 뿐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면서 군 총참모부의 이번 성명에는 오는 5월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충성과 체제 결속을 유도하려는 의도도 짙게 깔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은근히 자기들이 서울 공격하는 작전계획을 내보이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미 연합군이 북한으로 쳐들어 온다, 우리 전 인민이 긴장해서 막아야 된다, 아니면 우리가 또다시 식민지가 된다, 이런 식의 내부 긴장을 조성해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고 체제 결속을 강화하는 그런 의도가 복합적으로 깔려 있는 거죠.”

미-한 두 나라 군은 상륙훈련에 이어 오는 18일까지 북한의 핵심시설 파괴를 목표로 내륙 깊숙한 곳으로 파고드는 지상작전 훈련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