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한국전쟁 중국군 유해 36구 송환

3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중국 군 유해인도식에서 추궈홍 중국대사가 유해 봉안함에 오성홍기를 감싸고 있다. 한국 국방부는 이날 6.25 전쟁 중국군 전사자 36구의 유해를 중국에 인도했다.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 때 한국에서 전사한 중국 군 유해가 중국으로 송환됐습니다. 지난 2014년과 2015년에 이어 세 번째 송환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31일 오전 10시 한국 인천국제공항.

한국과 중국 군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중국 군 유해 인도식이 열렸습니다.

한국 군 의장대가 36구의 유해가 담긴 봉안함을 중국 군 의장대에 인도했습니다.

이들 유해는 한국 국방부가 지난해 3월에서 11월 사이 발굴한 것으로, 유전자 감식을 거쳐 중국 군으로 판정됐습니다. 한국 군 전사자 가족의 혈액에서 채취한 유전자와 중국 군 유해 유전자를 일일이 대조한 것입니다.

이 같은 유전자 감식은 한국 국회 일각에서 중국으로 송환되는 중국 군 유해 가운데 한국 군 유해와 북한 군 유해가 섞였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올해 처음 실시된 것입니다.

인도식에 참석한 중국 국무원 산하 민정부 더우위페이 부부장은 감사를 표했습니다.

[녹취:더우위페이 부부장] Mandarin

더우위페이 부부장은 “지금까지 세 차례의 인도식을 통해 541구의 유해가 인도됐다”며 (유해 송환은) “양국 우호관계 진전의 중요한 상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내 중국 군 유해 송환은 지난 2013년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제안해 추진됐습니다.

이에 따라 해마다 중국 청명절 이전에 유해를 송환하기로 하고 2014년에 437구, 2015년에 68구를 인도했습니다.

한국 국방부의 황인무 차관은 이날 인도식에서 두 나라 간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녹취:황인무 차관] “한-중 양국은 유해 송환을 계기로 새로운 계기가 펼쳐진 만큼 공동 번영을 위해 상생과 협력 의지로 함께 걸어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 국방부는 중국 군 유해 송환을 위한 준비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면서 진행됐다며, 유해 송환을 통해 과거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고 한-중 우호 관계와 상호 신뢰를 한 단계 격상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으로 송환된 중국 군 유해는 랴오닝 성 선양 시의 ‘항미원조 열사능원’에 안장될 예정입니다.

선양의 유명 관광지인 베이링공원 동쪽에 위치한 항미원조 열사능원은 24만 제곱미터의 부지에 전쟁기념관과 기념비, 전사자 묘역 등이 조성돼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한국전쟁 중 전사, 실종했거나 정전협정 이후 북한 재건을 지원하면서 숨진 중국 군 장병과 노무자가 19만 7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