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외교장관회의, 북한 도발 규탄 선언문 채택

28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제5차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 교류와 신뢰구축 회의’, CICA (시카) 외교장관 회의에서 북한의 도발 행위를 규탄하는 선언문이 채택됐습니다. 시카 회의 선언문에 북한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은경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아시아 교류와 신뢰구축 회의, CICA는 28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의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잇따른 도발에 대해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는 경고가 포함된 선언문을 채택했습니다.

CICA는 선언문에서 북한의 잇따른 도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이를 노골적으로 무시한 것’이라고 규정했습니다.

CICA 회원국들은 또 유엔 안보리 결의 2270 호의 철저하고 충실한 이행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포기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CICA의 선언문 채택에 앞서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다음달 초 개최할 예정인 제7차 당 대회에 맞춰 5차 핵실험을 실시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며, 아시아에 위치한 CICA 회원국들이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한국 외교부 조준혁 대변인의 발표 내용입니다.

[녹취: 조준혁 대변인/ 한국 외교부] “(윤병세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하고, 안보리 결의 2270 호의 철저하고 충실한 이행 의지를 재확인하며,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포기할 것을 규정해야 할 것임을 강조하셨습니다. ”

이번 CICA 선언문은 북 핵과 미사일 등 북한 관련 내용이 처음으로 반영된데다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도 비교적 분명하고 강경했다는 평가입니다.

따라서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외교무대인 CICA에서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가 나옴으로써 북한의 외교적 고립은 심화될 것으로 외교부 당국자는 전망했습니다.

한국 정부로서는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선다면 더욱 강력한 추가 제재를 위한 외교전선을 넓혔다는 평가입니다.

CICA는 유럽안보협력기구를 본보기로 아시아 지역 내 국가들의 상호 신뢰구축과 분쟁 예방을 목적으로 지난 1992년 카자흐스탄의 주도로 출범한 지역협의체입니다.

회원국은 한국을 포함해 중국과 러시아, 인도, 터키, 이란, 이라크 등 26개국이며 미국과 일본은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CICA 회원국들이 서방국들과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는 나라들이 많아 외교장관이 그동안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박병용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