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중국 내 북한 식당 여종업원들이 또 다시 탈출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이들은 산시성 시안에 있는 식당에서 지난해 가을부터 탈북 기회를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준혁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기자설명회에서 중국 소재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최근 탈출했다는 한국 내 인터넷 매체의 보도가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몇 명이고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등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준혁 대변인 / 한국 외교부]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이탈했다는 것은 말씀하신 바와 같이 사실입니다. 탈북민들의 안전 문제, 외교적인 문제, 주변국과의 문제 이런 것들 때문에 구체 상황에 대해선 밝힐 수 없는 게 정부 입장이기 때문에 이점을 양해해주시기 바라고요.”
이들 종업원들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북한의 7차 노동당 대회가 끝난 뒤인 지난 16일쯤 탈출해 현재 태국 모처에서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탈출한 종업원들은 두 세 명으로 알려졌고 이들이 탈출한 지역은 산시성 시안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의 한 탈북 지원 활동가는 24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 시안의 한 북한 식당에서 일하던 20대 여종업원들 3명이 지난해 가을부터 탈출을 고민하고 있었다며 이번에 탈출한 이들과 동일 인물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당시 식당에서 일하며 외화벌이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힘들어 했고 한국 사정도 알게 되면서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고 전했습니다.
시안에는 현재 ‘평양은반관’이라는 같은 이름의 북한 식당 두 곳이 운영 중입니다.
이에 앞서 한국의 북한전문 매체인 ‘뉴포커스’는 23일 대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들 여종업원들의 탈출 사실을 전하면서 이들이 시안이 아닌 상하이에 있는 식당에서 근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탈북 지원 활동가는 상하이에 있는 식당들을 확인해봤지만 그런 흔적을 포착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상하이 일대 북한식당 12곳 대부분이 정상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24일 보도했습니다.
연합뉴스는 또 ‘추가 확인이 필요하지만 상하이 지역 북한식당에서 탈출한 것은 아닌 듯 하다’는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관측의 답변도 전했습니다.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은 외화벌이 일꾼으로 출신성분이 좋고북한 내에서 중산층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탈출은 지난 달 초 중국 닝보의 류경식당에서 근무하던 북한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또 다시 발생했습니다.
이처럼 엘리트층으로 분류되는 해외 식당 종업원들이 북한의 7차 노동당 대회를 전후해 잇따라 탈출한 데 대해 지난 3월 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이후 북한 해외식당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남광규 교수입니다.
[녹취: 남광규 교수 /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이 지금 대북제재 때문에 달러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자꾸 막히니까 자꾸 무리한 방법으로 계속 달러 상납을 압박하니까 제가 봐선 우선 그게 직접적인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고요.”
남 교수는 또 해외에서 근무하는 북한 엘리트층의 잇단 탈북이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