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망명 류경식당 종업원들, 당국 조사 마치고 사회 정착

북한 해외식당에서 근무하는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해 한국에 입국했다고, 한국 통일부가 지난 4월 밝혔다.

지난 4월 한국으로 집단망명한 중국 내 류경식당 북한 종업원들이 자유인의 신분으로 최근 한국사회에 정착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들의 사회 진출 이후에도 신변보호를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 4월 7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망명한 중국 닝보 소재 류경식당의 북한 종업원 13명이 관계당국의 조사 등을 마치고 자유인의 신분으로 지난주 순차적으로 한국사회로 배출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이례적으로 탈북자들이 한국사회로 나오기 전에 거치는 정착교육 기관인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일명 하나원의 12주 교육을 받지 않았습니다.

하나원에서 다른 탈북자들과 함께 정착교육을 받을 경우 이들의 신변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의 17일 브리핑 내용입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 한국 통일부] “국정원장이 보호 결정을 내리고 그에 따라서 하나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사회정착교육을 받은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원에 있는 교육과 똑같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거기에 있는 기본적인 교양은 다 수료를 하고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은 사회 진출에 앞서 경기도 시흥에 있는 탈북자보호센터에서 정보 당국 주도로 통일부와 국가인권위원회 등 유관기관으로부터 합동조사를 받았습니다.

탈북자에 대한 유관기관 합동조사 기간은 통상 1개월에서 3개월 정도인데 이들 종업원들에 대한 조사기간은 4개월이 넘게 진행됐습니다. 이는 한국사회 정착을 위한 교육이 함께 진행된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대변인은 이들이 동시에 사회로 나오지 않고 순차적으로 배출된 데 대해선 거주 장소 등 행정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 한국 통일부] “하나원 같은 경우에는 동시에 퇴소를 하고 각 지역으로 흩어지지 않습니까? 이번 같은 경우도 사실은 크게 다르진 않은데 지역적인 어떤 특성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거주지의 거주장소, 그런 문제도 있고 하다 보니까 그런 점에서 이렇게 동시에 나오지 못했다. 나눠서 순차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통상 탈북자의 정착 지역은 탈북자가 직접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까지 70% 가량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나머지 30%는 기타 지역에 정착해 왔습니다.

한국 당국은 이들 종업원들이 사회에 진출한 이후에도 신변보호를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한국 당국에 의해 납치됐다고 주장하고 있는데다 이례적인 집단 탈북의 당사자로 사회적 관심이 높기 때문입니다.

한국 당국은 이들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정착 지역이나 신분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 종업원들도 신분 노출을 우려해 언론 인터뷰 등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내 변호사 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류경식당 종업원들이 자발적으로 입국한 것인지를 조사하기 위한 면담을 한국 정부에 신청했지만 종업원들이 이를 원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류경식당 북한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은 중국 내 다른 지역의 북한식당 종업원의 탈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5월 중순엔 중국 내륙의 산시성 소재 한 북한식당에서 근무하던 여성 종업원 3명이 탈북해 6월 말 한국에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