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탈북자들, 북한 태영호 공사 망명 환영

18일 서울역에 설치된 TV에 최근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영국주재 북한공사에 관한 보도가 나오고 있다.

미국 내 탈북자들은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의 망명을 환영했습니다. 이들은 태 공사가 새로운 세상에서 북한의 변화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은 시시각각 전해지고 있는 북한 태영호 공사의 서울 망명 소식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미 동부 버지니아 주에 살고 있는 데보라 최 씨는 태 공사의 망명은 아주 잘 한 선택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보라 최] “기사 보니까 임기가 돼서 들어갈 때가 됐다고, 들어가서 못 살아요. 제가 어제 그 얘기 듣고 그거 당연한 거지, 어떻게 들어가냐고, 외국생활 다 해보고 자유를 누렸는데. 그래도 조금이라도 자유를 누려본 사람이라면 절대로 다시 못들어 간다고, 전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최 씨는 태 공사가 본인보다도 자식들을 위해 그 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태 공사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태 공사와 가족들이 새로운 세상에서 자유롭게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보라 최] “북한 고위층 보다 더 파워 있고 힘이 센 게 자유잖아요. 아무리 고위층이라도 얼마나 옥죄이면서 아슬아슬한 삶을 살았겠어요. 이제는 다 내려놓으시고 편하게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 주에 거주하는 존 김 씨는 태 공사와 같은 사람들이 많이 나와야 북한 내부 사정도 잘 알 수 있고, 통일도 앞당겨질 수 있다며 환영했습니다.

그러면서, 태 공사의 망명은 자신 같은 일반인들의 탈북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존 김] “세계관이 다르고 이런 분들이 온다는 사실 자체는 북한 내부 자체가 많이 변해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잖아요.”

탈북 난민들의 미국 정착을 지원하는 단체인 ‘재미탈북민연대’ 조진혜 대표는 태 공사의 망명이 좋은 소식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조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면서, 태 공사 망명 소식이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지면 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진혜 대표] “북한 잡혀 나갔을 때 고위급 한 명이 탈출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 있거든요. 자기 애인하고 탈출했다고 해서 소문이 많이 나고 강연자료가 북한에서 많이 돌아다니면서 원수 철천지 원수 이런 소리가 많이 났는데, 강연자료를 듣고 헤어진 사람들의 뒷이야기에서는 똑똑하네, 능력있네, 이런 식으로 수근거리면서 얘기를 했었고…”

조 대표는 많은 북한 주민들이 태 공사의 망명에 호응하면서 자신들도 북한을 탈출하는 길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조 대표는 연락이 닿고 있는 평양의 주민들은 애국심이나 사상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고, 돈을 벌어 기회가 되면 북한을 떠나려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대표는 태 공사가 한국에 잘 정착해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진혜 대표] “많은 탈북자들에게 이로운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또 남아 있는 후배들이나 본인과 같은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생각을 열고 깨서 빨리 탈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그 분이 노력하는 것 중의 하나였으면 좋겠습니다.”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 살고 있는 제임스 리 씨도 태 공사의 망명은 외부 세계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리] “ 거기서 벗어나야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런 사람들이 세상을 더 잘 아는데, 외부에 나와 있는 사람들이 더 잘 아는데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리 씨는 가족이나 생명, 안전 등에 얽매여 있는 사람들이 그런 것 때문에 못 나오는 것일 뿐이라며, 결국 태 공사의 망명 같은 일은 또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도 태 공사의 망명 소식을 알게 되면 오죽하면 그런 사람들마저 망명을 할까? 그런 생각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 씨는 태 공사가 앞으로 북한의 변화를 위해 일해주기를 당부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리] “북한을 변화시키는데 이바지할 수 있는 그런 일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북한에서 직위를 가졌던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들이 북한의 변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겠느냐, 그런 것을 찾아서 해 줬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예요.”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