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풍경] 탈북화가 송벽 전시회, 미 뉴욕서 국무부 주최로 열려

탈북화가 송벽 씨(가운데)가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국무부 토니 블링큰 부장관, 톰 말리노스키 민주주의·인권·노동담당 차관보 등 외빈들에게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생생 라디오 매거진, 한 주간 북한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드리는 ‘뉴스 풍경’시간입니다. 탈북자 출신 화가 송벽 씨의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미 국무부가 일본, 뉴질랜드, 한국의 외교부가 공동으로 마련한 행사와 뉴욕 시내 민간단체와 워싱턴 에서 열리는 전시회 소식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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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풍경 오디오] 탈북화가 송벽 전시회, 미 뉴욕서 국무부 주최로 열려

지난 해 봄 미 동북부 뉴욕 시내 작은 화랑에서 10여점의 작품을 선보일 당시 송 벽 화가가 'VOA'에 밝힌 내용입니다.

당시 송 화가는 북한의 인권을 고발하는 자신의 그림들이 ‘자유의 여신상’이 우뚝 선 도시, 전 세계인이 찾는 미국의 최대 도시 뉴욕에서 전시되는 데 큰 의미를 뒀습니다.

1년 전 또 한차례 미국 내 전시를 예고했던 송 화가의 그림들이 지난 달 23일 뉴욕에서 선을 보였습니다.

미 국무부 주관으로 미국, 한국, 일본, 뉴질랜드 4개국 외교부가 공동으로 마련한 ‘외부 정보 유입의 영향력’이란 주제의 북한인권관련 행사에서 였습니다.

제 71차 유엔 총회가 열리는 기간에 마련된 이번 행사에 오준 유엔주재 한국대사, 일본 외무성의 아츠코 니시무라 여성 인권 인도주의 담당 대사, 미 국무부 토니 블링큰 부장관과, 톰 말리노스키 민주주의 인권, 노동 담당 차관보가 참석했습니다.

이 행사에 송 화가는 올해 그린 신작 14점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미 국무부 토니 블링큰 부장관과, 톰 말리노스키 민주주의 인권, 노동 담당 차관보 두 명의 미 국무부 고위관리들은 송 벽 화가의 설명을 일일이 들으며 14점의 그림들을 감상했습니다.

[현장음 : 송벽 “군사력에만 집중하지 말고 민생을 돌보라]

이날 북한에 유입되고 있는 외부 정보의 중요성을 연설을 통해 강조했던 블링큰 부 장관은 특별히 전시된 그림들에서 받았던 영감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녹취: 토니 블링큰 장관] “we know that the capacity of art to challenge, to change, to remember, to teach is alive all around us today..”

예술이 갖고 있는 힘, 즉 도전과 변화, 기억, 가르침을 우리는 알고 있으며 오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작품들이 그런 힘을 갖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탈북화가 송벽 씨의 미 뉴욕 전시회에 전시된 작품.

오준 유엔주재 한국 대사는 ‘VOA’에 14점 가운데 나비에 둘려 쌓여 활짝 웃고 있는 북한소녀 그림을 지목했습니다.

<[녹취: 오준 대사] “오늘 전시된 작품들이 상당히 수준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저기 미소 짓고 있는 소녀 같은 건, 굉장히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고요, 우리가 어떤 정보나 생각을 남들에게 전달하는 데 있어서 이런 미디어의 힘 미술이나 음악의 힘을 절대 과소평가하면 안되고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날 송 화가는 두 명의 탈북자들과 함께 연단에서 연설했습니다.

그러나 송벽 화가의 연설은 다른 두 명의 탈북자들의 연설과 달랐습니다. 두 명의 탈북자는 행사의 주제인 북한정보 유입에 대한 자신의 활동을 이야기했지만 송 벽 화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송 화가는 탈북 한 이유, 그리고 가족의 죽음 등 자신의 북한주민으로 살았던 자신의 사연을 간략히 소개했습니다.

송 화가는 탈북 후 15년 동안 한 시도 잊지 않고 있는 자신의 심경을 호소문을 통해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송벽] “저는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들께 간곡히 부탁 드리고 싶습니다. 종교의 자유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하물며 배부름의 자유도 누리지 못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구원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송 화가는 ‘VOA’에 주최 측으로 부터 행사의 주제에 대한 연설을 부탁 받았지만 이 말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송벽]”부탁 드린다고 말씀 한 것은 솔직히 지구상에 70억이 살고 있는데, 그 70억 나라도 많고 민족도 많아요. 근데 과연 북한과 같은 나라가 존재할까. 그래서 제가 더 절박했어요. 이건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니고 김일성 시대부터 독재 하에서 얼마나 북한 국민들이 거대한 감옥 같은 나라에서 살며, 살아보지 못한 사람은 아마 그걸 모를 거예요. 그래서 더 크게 호소를 해야겠다. 이것이 내 사명이다.”

송 화가가 이번에 전시한 14점의 작품들은 모두 규모가 크지 않은 작품들이었습니다.

누런 색 달을 뒤로 하고 철책을 지키고 서있는 군인들 모습, 남북한 비무장지대 철조망에 앉아 시커먼 북녘 땅을 바라보고 있는 새도 보입니다.

김 씨 독재가 처형한 북한의 고위간부의 모습이 북한의 붉은 하늘에 떠 있는 그림, 바짝 마른 꽃 제비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술을 들이키고 있는 김정일 등 다양한 소재가 담겼지만 주제는 같습니다.

자유를 착취당한 채 억압받고 있는 북한주민의 삶을 알리는 것이 이번 그림들의 주제라고 말하는 송 화가는 이번 전시회가 자신에게 매우 특별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송벽]”이번 전시는 저한테 너무나 특별합니다. 특히 유엔 관계분들과 미 국무부 전시회 하는 것에 대해, 처음이거든요, 처음이고 이 자리를 통해서 북한의 실상을 이야기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중요한 자리고 바랬던 일이고. 내 뒤에는 북한의 2천 500만 국민이 있기 때문입니다.”

송 벽 화가의 그림 전시회는 23일 미 국무부가 마련한 행사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뉴욕 시내에 있는 민간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도 3-4일에 걸쳐 17작품이 소개됐습니다.

특별히 이 단체를 방문했을 때 송 벽 화가는 단체 관계자에게 1년 동안 작업한 북한 주민의 어두운 삶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15미터 길이의 그림을 소개했습니다.

황해도가 고향인 북한 선전일군 출신 40대 탈북 화가 송 벽.

2002년 한국에 입국한 뒤 미술대학을 거쳐 자유와 평화, 가족 등을 주제로 북한의 통제사회를 풍자하는 그림을 그려 지난 2011년부터 주목 받기 시작했습니다.

송 씨의 작품 가운데 세상에 가장 많이 알려진 그림은 김정일의 얼굴과 미국의 여배우 마를린 먼로의 몸을 합성한 풍자한 ‘벗어라’라는 제목의 그림입니다.

지하철 환풍기 바람에 치마자락이 올라가 다리가 훤히 드러나는 영화 속 장면을 이용해 그린 그림인데요 몸은 마를린 먼로인데 얼굴을 선글라스를 끼고 웃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 입니다.

송 화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숨기지 말고 보여줄 건 보여주고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를 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이 그림을 그렸다고 설명했습니다.

1년에 40-50여점의 작품을 그린다는 송 화가는 2012년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 내 첫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올 해로 미국 내 다섯 번 째 전시회를 갖게 된 송 화가는 최근 독일 체코 등 유럽에서 전시 활동을 해왔는데요 해외에서 전시활동을 꾸준히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송 화가는 북한 수도 평양이 자신이 전시회를 여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자신의 그림을 보며 주며 예술의 자유란 이런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생생 라디오 매거진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