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국 대통령 "북한 비핵화 선택하도록 강한 압박과 제재"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와의 강력한 압박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를 택할 수밖에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독자적인 대응전력을 조기에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북한의 핵 개발과 관련해 한반도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엄중하고 냉엄한 안보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통령은 24일 국회에서 행한 2017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박근혜 한국 대통령] “북한은 김정은 정권 들어 세 차례나 핵실험을 감행하여 ‘핵실험 단계’를 넘어 ‘핵무기 단계’로 진입하려 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우리와 국제사회에 대해 무모한 도발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9월 9일 5차 핵실험 직후 핵탄두가 표준화 규격화됐다며,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핵탄두를 마음먹은 대로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처럼 북한의 핵 능력 구축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필요한 대응무기 체계의 전력화 시기를 단축하고 일부 전력은 집중 보강해 대북 우위의 방위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설 독자 대응 ‘3축 체계’인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능력, 그리고 대량 응징보복 능력 등 핵심 전력을 적기에 확보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앞서 한국 국방부는 지난 18일 여당인 새누리당과의 당정협의에서 ‘3축 체계’ 구축을 당초 계획보다 2~3년 앞당겨진 2020년대 초에 완료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추가로 반영할 핵심 전력들을 추려놓았습니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의 도발 징후를 감시하고 유사시 대처할 수 있는 감시 정찰과 정밀타격 능력, 탄도탄 요격 능력, 그리고 대화력전 능력 등 꼭 필요한 전력에 예산을 집중해서 조기에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와의 대북 압박 강화 기조를 거듭 확인했습니다.

[녹취: 박근혜 한국 대통령] “한·미 연합방위체제를 유지하면서 확장억제를 포함한 강력한 대북억제력을 구축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와 함께 힘을 모아 보다 강한 압박과 제재를 가해서 북한이 비핵화 외에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도록 만들어 갈 것입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최근 미국 일각에서 북 핵 대응전략으로 비핵화는 장기적 과제로 두고 단기적으론 북 핵 동결을 매개로 협상하자는 ‘대화 필요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한국 정부의 비핵화 우선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의 김한권 교수입니다.

[녹취: 김한권 교수 / 한국 국립외교원] “한국 입장에선 북-미 대화에 관해서 동결이 주제가 된다면 이것에 대해선 반대하고 명확한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그런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그런 모습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완전한 핵 보유국이 되기 전에, 동북아가 끔찍한 핵무기의 경연장이 되기 전에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해 안전하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며 북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의지와 두려움 없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처럼 엄중한 상황에서 국민이 분열되고 정치가 분열된 국민들을 더 갈라놓는다면 희망의 등불은 꺼질 것이라며 정치권과 국민들의 단합을 호소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