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새 대북결의안, 역대 최장 시간 걸릴 듯…50일째 합의 못 이뤄

지난 3월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전체회의에서 대북 제재 관련 결의안을 표결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하는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에 역대 가장 긴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 지 50일이 다 됐지만 논의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의 고위 소식통은 2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새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과 관련해 “지난 번 (결의안)보다 더 빨리 채택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아직까지 미국과 중국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에 따라 안보리 이사국들에 초안이 회람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이 같이 밝혔습니다.

지난 3월 북한의 4차 핵실험 등에 따라 57일만에 채택된 대북 제재 결의 2270호보다 이번 결의안 채택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이 소식통은 “미국과 중국 간 논의가 느리긴 하지만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비록 초안 회람 단계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중국이협의를 벌이고 있고, 이에 따른 합의가 나오면 새 결의안 채택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러나 단시간 내 채택은 어렵다고 이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실제로 2270호와 비교할 때 이번 새 결의안 논의가 전체적으로 느리게 진행되는 건 사실입니다.

28일은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한 지 49일이 되는 날입니다.

2270호의 경우, 4차 핵실험 48일째를 맞는 2월23일 결의안 초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이어 이틀 뒤인 25일엔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에 미국과 중국이 합의한 결의안 초안이 회람됐습니다.

반면 5차 핵실험에 대응하는 제재 결의안은 50일이 다 되도록 초안 합의는 물론 초안 회람조차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이 때문에 5차 핵실험에 따른 대북 제재 결의안은 채택까지 역대 가장 긴 시간이 소요됐던 2270호의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지난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라 채택된 대북 제재 결의 2094호는 안보리 15개 이사국 모두가 찬성하기까지 23일이 걸렸고, 2012년 북한의 로켓 발사에 따른 안보리 제재 결의안 2087호는 41일이 소요됐습니다.

2009년의 1874호와 2006년의 1718호는 채택까지 각각 18일과 5일이 걸렸습니다.

협의가 오래 걸리는 건 미국과 중국 간 입장차가 확연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민생 목적을 예외로 한 북한의 수출 금지 조항을 놓고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만다 파워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9일 안보리 결의 2270호에는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우려한 예외조항이 포함됐지만, 이 중 일부는 제재를 시행하고 이행하지 못하도록 이용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새 결의안 논의에서 우리가 목격한 결점을 다루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해, ‘민생 목적 예외조항 축소’가 논의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나 류제이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8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들의) 복지와 인도적 필요에 영향을 끼칠 순 없다”며, 예외조항을 손보려는 미국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