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수뇌부와 중국의 대북 입장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 왔습니다. 하지만 대북정책 방향은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관련 발언들을 김영권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지난해 1월 미 중서부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TV 토론회. 트럼프 후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미치광이”같다며 독설을 날립니다.
[녹취: 트럼프 당시 후보] “ This guy, he’s like a maniac, OK? And you have to give him…”
트럼프 당시 후보는 나이 어린 김정은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제거하는 등 처형을 일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게임을 하는 게 아니며 , 우리도 그와 게임을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는 미사일과 핵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2월에는 미 ‘CBS 방송’과의 대담에서 “중국을 시켜 김정은을 어떤 방식으로든 아주 빨리 사라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문제 해법으로는 중국을 통한 압박을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3월 ‘뉴욕타임스’ 신문과의 회견에서는 중국이 실제로 대북 영향력이 크면서도 없다고 말한다며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다음달인 4월 자신의 대외정책 구상을 발표하는 회견에서는 중국이 북한의 고삐를 조이도록 오바마 대통령이 영향력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5월에 가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미국이 중국에 경제적으로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며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에 많은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당시 후보] “I would put a lot of pressure on china because economically……”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통한 압박과 함께 필요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당시 후보] “I would speak to him, I would have no problem speaking to him…”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과 대화할 것이며, 그를 못 만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다음달인 6월 미 남부 애틀랜타 유세에서는 구체적인 대화 방법까지 제시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당시 후보] “We should be eating a hamburger on a conference table, and we should make better deals…”
“북한에 가지 않겠지만 김정은이 미국에 온다면 만나겠다”며 “다만 미국이 중국에 제공하는 국빈만찬은 차려주지 않고 회의 탁자에 앉아 햄버거를 먹으며 회담하겠다”고 말한 겁니다.
또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할 가능성은 10에서 20% 정도이지만, 가능성이 있다면 대화를 해서 나쁠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과거 미 대통령들의 후보 시절 공약과 대통령 취임 이후 대북정책이 많이 달랐듯이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초기에 어떤 대응을 할지도 관심사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마감단계에 있다고 주장하자,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트위터를 통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발언이 김 위원장의 주장이 과장이나 허풍이란 것인지, 아니면 북한이 미사일을 쏠 경우 격추하거나 핵 시설을 선제타격하겠다는 의미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00년에 출판한 ‘우리에게 걸맞는 미국’이란 저서에서 북한의 핵 시설에 대한 정밀타격을 주장했었습니다. “핵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협상이 실패하면 정밀타격을 지지한다”고 말한 겁니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는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발언은 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핵심 각료 지명자들은 모두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인 이른바 ‘전략적 인내’에 회의적 반응을 나타냈었습니다.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대북정책의 노선 변경은 불가피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줄곧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미국을) 돕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밝혔고, 각료 지명자들도 같은 지적을 한 만큼 대중 압박이 우선적으로 가시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