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살해 사건에 대한 현지 경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암살 사건 희생자가 김 씨인 것을 확인했으며, 부검을 마친 시신을 북한 측에 인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국한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김정남 씨 암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은 16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또다른 여성 용의자 한 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여성은 현지 시간으로 16일 새벽 2시께 체포됐으며, 인도네시아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인도네시아 세랑 출신으로, 1992년 2월11일 생이며, 이름은 시티 아이샤 입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말레이시아에 인도네시아 노동자가 수 백만 명이 있다며, 이 여권이 도난이나 분실 여권일 수도 있어 진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김정남 씨 암살 직후 쿠알라룸푸르 공항 CCTV에 포착된 2명의 여성 용의자가 모두 체포됐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다툭 세리 압둘 사마 마트 말레이시아 셀랑고르 경찰서장은 또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말레이시아인 남성 1명을 추가로 체포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싱가포르의 한 매체는 이 남성이 두 번째 여성 용의자의 남자친구라고 보도했지만, 경찰이 추적 중인 남성 4명 중 한 명인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베트남 여권을 보유한 채 체포된 여성은 남성 용의자들 가운데 베트남과 북한계가 포함돼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 여성은 또 자신은 동행하던 남성 4명으로부터 공항에서 승객들을 상대로 장난을 칠 것을 제안받고 `단순 장난'으로 알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고 언론들은 보도했습니다.
한국의 일부 언론들은 북한이 김정남 씨를 암살하기 위해 제3국 여권 소지자를 이용하거나,북한 공작원이 위조된 제3국 여권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말레이시아 당국은 15일 김정남 씨에 대한 부검을 마쳤습니다. 현지 경찰 수사책임자는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밝히고. 부검 결과는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일부 언론들은 김 씨에 대한 부검 결과가 이번 주말께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NHK 방송'은 복수의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정남 씨 암살에 신경성 독가스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방송은 VX라는 이름의 독가스는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유독한 신경작용제라며, 수 분만에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에 따르면 김정남 씨는 사건 직후 공항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누군가가 자신을 뒤에서 잡고 얼굴에 액체를 뿌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아흐마드 자히드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살해된 인물이 `김정남'이 맞다고 밝혔습니다.
자히드 부총리는 또 북한 측으로부터 김 씨의 시신을 인도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모든 수사와 의학적 절차가 마무리 된 이후에 북한대사관을 통해 가까운 친족에게 시신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윤국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