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 의회 합동연설...윌버 로스 상무장관 지명자 인준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루 앞둔 27일 백악관에서 건강보험업계 대표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요일(28일) 연방 의회에서 국정 방향을 밝히는 연설을 합니다. 오늘 연설에서 어떤 내용이 다뤄질지 전망해 보고요. 윌버 로스 상무장관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받았다는 소식을 포함해 트럼프 내각의 인준 상황 살펴봅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20년간의 미국 내 산불을 조사한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요. 자연적인 원인보다는 사람이 일으키는 산불이 훨씬 더 많다는 연구 결과 내용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화요일(28일) 의회에서 연설할 예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의회 상, 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연설하는 건 취임 후 이번이 처음으로,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초청에 따른 것입니다. 보통 미국 대통령은 1월 말에 의회에서 국정 방향을 밝히는 연설을 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에 취임했으니까 그럴 기회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라이언 의장이 특별히 초청한 겁니다.

진행자) 이번 연설에서 어떤 얘기가 나올 것인가, 이게 큰 관심사인데요. 어떻습니까? 대충 내용이 알려졌나요?

기자)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미국인들이 처해 있는 실질적인 문제들을 다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설 제목이 ‘미국 정신의 부활’이라고 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들을 돕기 위한 방안이 준비돼 있다는 사실을 미국인들에게 알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의 설명 들어보시죠.

[녹취: 스파이서 대변인] “This includes tax and regulatory reform…”

기자) 세금과 규제 개혁, 직장 환경 개선, 환자 중심의 건강보험제도, 교육, 미군 재건과 재향군인들에 대한 처우 개선 등 행정부와 의회가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여러 분야를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번 연설이 미국의 장래에 대해 낙관적인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월요일(27일) 국방 예산을 크게 늘리는 내용의 예산 방향을 밝혔죠.

기자) 네, 오는 10월 1일에 시작되는 2018년 회계연도에 국방 예산을 540억 달러 늘리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전년 대비 약 10% 늘리는 것입니다. 은퇴자들과 장애인들을 위한 연금 제도인 사회보장제도, 또 노인들을 위한 건강보험 제도인 메디케어 예산은 건드리지 않는 대신에, 해외 원조를 줄이는 등 국무부와 환경보호청(EPA)과 같은 다른 연방 정부 기관의 예산을 크게 삭감해서, 부족한 금액을 채우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연설 하루 전에 그런 계획을 발표한 걸 보면, 아무래도 연설에서 예산 문제가 주로 다뤄지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월요일(27일) 미국 주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예산안에 대한 생각을 내비쳤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한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This budget will be a public safety and national security budget…”

기자) 네, 새 예산안은 공공안전과 국가안보에 관한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는데요. 국방 예산과 법 집행 분야, 또 기간산업에 대한 지출을 크게 늘린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범들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범죄자들을 색출해서, 미국인들을 안전하게 지키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관련 정책이 큰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이민 정책과 건강보험 문제도 화요일(28일) 연설에서 다뤄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대외정책 분야는 어떻습니까? 오늘 이 얘기도 나올까요?

기자) 일부 대외정책에 대한 내용이 있겠지만, 특정 국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을 것이라고 행정부 관리들이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잘한 일이라고 옹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PP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12개 국가 간의 자유무역협정인데요. 이전 오바마 행정부와 일본이 주도해서 체결한 것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화요일(28일) 연설을 앞두고, 월요일(27일)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 대표와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는데요. 연설 내용을 함께 논의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두 사람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매코넬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설이 긍정적이고 낙관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는데요. 의회 공화당 지도부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안건이 똑같다고 강조했습니다. 라이언 하원의장 역시 미국인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공화당이 매우 대담한 안건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설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나요?

기자) 네, 민주당 쪽에서는 이미 연설 전부터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 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 대표가 월요일(27일) 워싱턴의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연설했는데요. 슈머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이민자들을 테러범이나 범죄자로 생각하게 하려 한다며 비판했습니다. 펠로시 의원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수십 년 동안 이민자들을 존중해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이런 전통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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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 6주가 다 돼가는데요. 여기서 트럼프 행정부 장관 지명자들의 인준 상황 살펴볼까요?

기자) 네, 월요일(27일) 윌버 로스 상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이 찬성 72대 반대 27표로 상원 전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로써 15개 행정부 장관 지명자 가운데 상원 인준을 받은 사람은 1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내무, 농무, 노동, 주택도시개발, 에너지, 이렇게 5개 부서의 장관 지명자가 여전히 인준 표결을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상원 인준을 받은 로스 상무장관,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네, 올해 79살로 억만장자 투자자 출신입니다. 선거운동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자문 역할을 했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트럼프 대통령이 12개국의 자유무역협정 TPP에서 탈퇴했는데요. 로스 상무장관 역시 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로스 장관은 앞으로 중국, 멕시코 등과의 무역 관계 재협상 문제를 이끌게 됩니다.

진행자) 72 대 27이면, 어렵지 않게 상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네, 로스 장관은 2000년대 초에 파산한 철강회사의 구조조정을 위해 노력한 공로로 철강 노조의 지지를 받고 있고요. 이에 따라서 철강 산업과 관련 있는 민주당 의원과 무소속 의원 등 20명이 로스 장관 인준안에 지지표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지난달에 로이터 통신이 2004년 이후 로스 장관 소유 기업의 투자로 2천700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외국으로 빠져나갔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는데요. 일부 민주당 의원은 이런 이유로 로스 장관을 반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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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어느덧 3월이 됐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따뜻한 봄 날씨가 시작될 텐데요. 기온이 올라가고 건조해지면 걱정되는 게 있죠?

기자) 네, 철이 바뀌면서 산불의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우 지난해 5월 강원도 고성지역 비무장지대에서 산불이 며칠째 계속돼서 우려를 낳았는데요. 그 전해 5월에도 동부 산악지역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한 것이 위성사진에 포착되기도 했죠.

진행자) 미국에서도 지난해 크고 작은 산불로 몸살을 앓았는데, 미국의 산불과 관련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 미국에서도 지난해 여름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서만 4천여 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하는 등 최악의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렇게 미국에서 산불이 잦아지면서 많은 사람이 더워지는 날씨 탓, 이상기온 탓을 하고 있는데요. 산불을 연구한 학자들은 기후 변화를 탓할 게 아니라 사람 탓을 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진행자) 사람 탓을 해야 한다는 말은 사람이 일으키는 산불이 더 많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년간 미국에서 발생한 산불 6건 중의 5건이 사람으로 인한 화재로 드러났습니다. 산불 기간이 3배로 늘어나고, 동부지역에선 산불철이 점점 더 빨라지고, 서부지역에선 산불이 더 오래 지속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그 원인 제공자 역시 사람이었습니다. 월요일(27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산불 연구 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진행자) 연구 결과를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볼까요?

기자) 네, 학자들은 지난 1992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산불을 분석했는데요. 전체 산불의 84%는 실수이든, 의도적이든 사람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이렇게 사람이 원인이 된 산불로 인해 산불 기간이 평균 46일에서 3배 많은 154일로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사람으로 인한 산불이 이렇게 많은 이유가 뭘까요?

기자) 연구를 주도한 콜로라도 대학의 산불 전문 생태학자 제니퍼 볼치 박사는 과거엔 사람의 발이 닿지 않던 자연지대에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진출하면서 자연스럽게 산불 원인을 더 많이 제공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난 1992년 이후 사람으로 인한 산불은 100만 건 이상 발생했는데 이 중 29%는 쓰레기를 태우다 산불을 낸 경우였고, 21%는 방화, 11%는 화기를 잘못 사용하면서 발생한 산불이라고 볼치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방화는 의도적인 것이지만, 쓰레기를 태우거나 화기를 잘못 사용하는 건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말이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이런 잠깐의 실수가 엄청난 피해를 남긴다는 게 문제인데요. 작년에 캘리포니아 주 소버레인즈에서 발생한 산불은 무려 3개월 가까이 지속했고요. 산불 진압작업에만 2억 달러라는, 미 역사상 최대 금액이 투입됐습니다. 그런데 이 산불의 원인이 불법으로 밤에 모닥불을 켜놓고 노는 야영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산불 5건 중 1건은 사람들이 불꽃놀이를 많이 하는 미국 독립기념일에 발생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럼 이렇게 인재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어디였습니까?

기자) 주로 동남부 지역이었는데요. 켄터키 주, 웨스트버지니아 주, 테네시 주의 경우 산불 기간이 200일이 넘었고요. 산불의 99%가 사람이 원인이었습니다. 이 지역은 건초더미보다는 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서 자연적으로 불이 붙기 힘든 상황인 만큼 사람이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산불의 주된 원인으로 사람이 지목되기는 했지만, 기후 변화가 산불에 영향이 전혀 주지 않았다곤 할 수 없겠죠?

기자) 맞습니다. 기후변화도 산불 기간이 길어지는 데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후 변화 역시 인간의 무분별한 활동에서 비롯된다는 시각이 많죠. 이번 연구 보고서는 사람이 직접 일으키는 산불과 사람이 원인인 기후 변화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미국에 더 많은 산불을 가져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더 높고 건조해지고 있는데 이런 환경은 사람으로 인한 산불이 발생하기에 더 좋은 환경이 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