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건강보험법안 일부 수정...중동발 미국행 여객기 전자기기 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경쟁 입찰을 통해 약값을 낮추는 조항을 포함하겠다며 새로운 건강보험 입법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요청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하원 공화당 지도부가 노인들을 위한 혜택을 확대하는 등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의 내용을 일부 수정했습니다. 공화당은 오는 목요일(23일)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인데요. 관련 소식 먼저 알아봅니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출발하는 미국행 직항기의 경우, 당분간 일부 전자기기의 기내 반입이 금지된다는 소식, 또 미국에서 10년 안에 심각한 의사 부족 사태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미국의과대학협회의 보고서 내용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오바마케어 폐지입니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주도한 건강보험개혁법을 폐지하고, 새로운 법으로 대체하겠다는 건데요. 공화당이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을 수정해서 내놓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 공화당 지도부가 월요일(20일) 밤 수정안을 공개했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지난 6일에 오바마케어를 대체할 법안을 내놓았는데요.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자, 결국, 수정해서 내놓은 겁니다.

진행자) 이번에 나온 수정안은 기존 법안과 어떻게 다른가요?

기자) 네, 메디케이드 수혜자들 가운데 좀 더 나이 많은 사람들과 장애인들에 대한 혜택을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체 건강한 사람들 가운데 돌봐야 할 가족이 없는 사람은 앞으로 일을 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내용이 추가됐습니다. 메디케이드는 빈곤층을 위한 의료보장제도를 말하는데요. 10월부터는 주 정부가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는 사람들에게 일하도록 요구할 수 있고요. 또 그렇게 하는 주는 연방정부 지원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한 겁니다. 또 주 정부는 수혜자 수에 따라서 1인당 얼마씩 받는 게 아니라, 일괄해서 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주 정부에 좀 더 재량권을 주는 내용인 것 같은데요. 또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기자) 현행 오바마케어 아래 부유층과 보험사 등이 부담하고 있는 여러 세금을 2017년, 그러니까 올해 안에 폐지하도록 했습니다. 이달 초에 나온 법안에서는 2018년에 폐지하도록 했는데, 시기를 앞당긴 겁니다. 이번 수정안은 공화당 내 보수세력의 지지를 끌어오기 위한 것인데요. 좀 더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들은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이 오바마케어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며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수정안 내용에 대해서 반응이 어떤가요? 법안이 통과될 수 있을까요?

기자) 공화당이 다수당이긴 하지만, 법안 통과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서도 여전히 불충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원 전체 회의를 통과하려면 216표가 필요한 상황인데, 만약 공화당 내에서 이탈표가 22표 이상 나오면 부결됩니다. 한 가지 공화당 지도부에게 고무적인 소식이 있긴 한데요. 공화당 내 가장 보수적인 하원의원들의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가 월요일(20일) 이번 법안에 대해 단체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겁니다. 하원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이 족히 20명은 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들이 단체로 반대표를 던진다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하원을 통과한다 해도 그게 끝이 아니죠. 상원에서도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요. 상원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상원 통과는 더 힘든 상황입니다. 상원에서 전체회의 표결에 부치려면 60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공화당이 다수당이긴 하지만 표가 많이 모자랍니다.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이 52대48인 상황인데요. 하원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서도 이미 5명이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화요일(21일) 하원을 방문하고, 공화당 의원들에게 법안에 대한 지지를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들이 오바마케어와 별로 다를 게 없다며, 반대한다고 했는데요. 어떤 면이 그렇다는 거죠?

기자) 보수 의원들은 정부 예산이 많이 드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보험료를 부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세금 혜택을 주는 내용을 말하는 건데요. 이 때문에 연방정부 적자가 늘어나게 된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좀 더 온건한 의원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바마케어가 메디케이드 수혜 대상을 확대하면서 1천100만 명 이상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았는데요. 이들이 혜택을 잃게 될 것을 우려하는 겁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초당적인 조사 기관인 미국 의회예산국(CBO)이 공화당 법안이 미칠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법안이 수정되면, 보고서 내용도 달라질까요?

기자) 별로 달라질 건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CBO는 공화당 법안이 도입될 경우, 현행 오바마케어를 유지하는 경우보다 보험이 없는 사람이 더 크게 늘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2018년까지 무보험자가 1천400만 명, 2026년까지 2천400만 명 더 늘어나게 된다는 건데요. 하지만 2026년까지 3천370억 달러 적자를 줄이는 등 정부 재정 적자를 줄이는 데는 효과가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마지막으로 공화당 법안과 기존 오바마케어의 다른 점, 짚어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보험 가입 의무 조항을 삭제한 게 가장 큰 차이라고 하겠습니다. 오바마케어 아래서는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사람은 벌금을 내야 했는데, 이 조항을 없앴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또 정규 직원이 50명 이상인 사업체의 경우, 의무적으로 직원들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해야 하는 조항도 폐지했습니다. 하지만 26살까지 부모의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조항, 또 이미 질환이 있는 환자도 보험 가입을 거부할 수 없게 하는 조항 등 오바마케어의 가장 인기 있는 조항 두 개는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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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미국행 항공기의 전자기기 기내 반입이 금지된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무슨 얘기인지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자) 네, 당분간 중동이나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오는 미국행 직항기의 경우, 전자기기의 기내 반입이 제한됩니다. 손전화기나 손전화기 크기 만한 전자기기만 기내에 들고 탈 수 있고요. 이보다 큰 휴대용 컴퓨터나 판형 컴퓨터, 카메라 등은 짐으로 부쳐야 합니다.

진행자) 중동이나 아프리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를 말하는 겁니까?

기자) 8개국의 10개 공항이 영향을 받게 됐는데요. 요르단과 이집트,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모로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 이렇게 8개 나라에서 오는 직항기가 해당됩니다. 월요일(20일) 요르단 항공이 인터넷에 올린 안내문을 통해서 이런 내용이 처음 알려졌고요. 미국 국토안보부가 이를 확인했습니다. 새 정책은 한반도 시각으로 화요일(21일) 오후 4시부터 효력을 발생했는데요. 해당 항공사들은 96시간 이내에 이를 이행해야 합니다. 다만 미국 국적기는 이번 조처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과 아프리카 6개 나라 국민의 미국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지 않았습니까? 현재 법원 명령으로 시행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긴 한데요. 이 행정명령과는 다른 건가요?

기자) 네, 다릅니다. 일단 대상 국가가 다른데요. 행정명령 대상은 이란과 리비아, 수단, 소말리아, 예멘, 시리아, 이렇게 6개 나라죠. 내전에 시달리거나 테러범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으로 알려진 나라들인데요. 이들 나라는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도여서 종교차별이란 논란을 낳았습니다. 이번에 전자기기 반입 대상 국가들 역시 이슬람 국가이긴 합니다만, 비교적 안정되고 잘 사는 나라들이고, 대부분 미국의 동맹국들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국토안보부가 이런 조처를 내린 이유가 뭔가요?

기자) 테러를 막기 위한 방안이라고 하는데, 국토안보부가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테러범들이 컴퓨터와 같은 전자 기기를 이용한 항공기 테러를 노린다고 하는데요. 지난해 2월에 소말리아에서 출발한 항공기에서 폭발이 발생해 비행기에 구멍이 뚫린 일이 있었죠. 승객 한 사람이 비행기 밖으로 빨려 나가 사망한 일이 있었는데요. 이 남성이 휴대용 컴퓨터에 폭발물을 숨겨서 들여갔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습니다. 한편, 영국 역시 화요일(21일) 비슷한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터키와 레바논, 요르단, 이집트, 튀니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출발하는 영국행 직항기의 경우, 손전화보다 큰 전자기기의 기내 반입이 금지되는데요. 영국 국적 항공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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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의사 부족 현상이 심해질 것이란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의과대학협회(AAMC)가 미국 내 의사 현황과 미래를 예측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인구 증가와 더불어 특히 고령 인구가 많아지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오는 2025년에는 3만5천 명에서 8만8천 명, 그리고 2030년에는 4만 명에서 많게는 10만 명이 넘는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진행자) 의사가 부족하면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기 힘들어질 텐데요. 심각한 문제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과대학협회의 대럴 커치 회장은 2030년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가 미국 전체 인구의 55%가 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노령이 되면 특히나 의료진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데 의사마저 부족하다는 건 매우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과대학협회 측은 3년 연속으로 관련 보고서를 발표해오고 있는데요. 올해 결과는 지난해 예상치보다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번 결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물론 수치를 보면 걱정이 되지만, 너무 또 절망할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고령 인구도 늘어나지만, 의료 기술 또한 발전한다는 겁니다. 환자가 병원으로 직접 가지 않고 컴퓨터 등을 통해 화상으로 의사와 상담하는 원격진료나 자가 진단, 단체 진료 등의 새로운 방식도 도입되고 있고 또 획기적인 신약이 개발될 수도 있는 등 앞으로 10년 안에 의료 환경이 많이 변화할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의사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의료 환경도 변화가 필요하지만, 정치 환경도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건 무슨 소립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정책이 의사 부족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의학 공부를 하러 미국에 온 의학도들이 이민 정책에 불편함을 느낀 나머지 미국에서 의사가 되는 걸 포기하고, 다른 나라로 가서 의학 공부를 마치거나 수련의 과정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CBS 뉴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활동 중인 의사 4명 중 1명은 외국 태생이고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발표한 이민 관련 행정명령에서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했던 7개국 출신 의사는 1만5천 명에 이른다고 밝혔는데요. 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제동을 걸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입국금지 국가를 6개국으로 줄인 새 행정명령을 다시 발표했지만, 이 역시 법원의 제동으로 시행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죠.

진행자) 그런데 외국 출신 의사들이 특히 시골 지역에 분포돼있다는 점에서 더 우려되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본토 출신 의사들이 가기 꺼리는 시골이나 농촌 소도시 등에 외국 출신 의사들이 많이 가 있는데요. 비자 등에 문제가 생겨서 입국하지 못한다면 이들 소외 계층이 그대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의사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방법들을 고려해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미국의대협회 측이 몇 가지 대안을 내놓았는데요. 우선, 의사와 치과 의사, 약사 등 의료진이 협업하는 팀 형태의 진료 방식을 제안했고요. 미국 내 의과대학의 정원수를 늘리는가 하면, 의과대학 졸업 후 레지던시 라고 하는 수련의 과정의 문호를 더 많이 개방할 것을 제안했는데요. 미국에서 수련의 비용을 연방 정부가 지원하는 만큼, 의회가 수련의 확대를 위해 지원금을 늘릴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