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사당국이 북한이 방글라데시은행을 해킹했다는 혐의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연관이 있는 조직이 감행한 해킹으로 약 8천100만 달러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과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 2016년 2월 발생한 방글라데시은행 해킹 사건에 북한의 연루 여부를 연방수사국 (FBI)과 연방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킹은 남의 전산망에 들어가 정보를 훔치거나 전산망을 망가뜨리는 행위를 말합니다.
미 수사당국이 조사에 나선 해킹은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있던 방글라데시은행 소유 자금이 국제금융망(SWIFT)을 통해 몰래 빠져나간 사건입니다. 당시 해킹으로 8천100만 달러가 유출됐습니다.
유출된 돈은 필리핀에 있던 중국계 중개인을 거쳐 스리랑카나 홍콩 등 다른 곳으로 송금됐습니다. 방글라데시은행 측은 유출 자금 가운데 2천만 달러가량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간 사이버보안 업체들은 이 사건에 '라자루스'란 해킹 조직이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라자루스'는 지난 2014년 미국 소니영화사 전산망을 해킹한 조직으로 북한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 정부는 소니영화사 해킹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방글라데시은행 해킹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리차드 래짓 미 국가안보국(NSA) 부국장은 22일 워싱턴에서 열린 사이버보안 관련 토론회에서 북한이 이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래짓 부국장은 현재 은행을 해킹하는 나라가 있다는 사실을 믿고 있다며, 이는 큰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은행 해킹 사건은 현재 로스앤젤레스 연방 검찰이 수사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연방 검찰은 유출된 자금의 송금에 관여한 필리핀 중개인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