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트럼프측근 감시영장 받아"... 공화, 캔사스 보선 힘겨운 승리

도널드 트럼프 대선캠프 외교정책 자문을 맡았던 카터 페이지가 지난해 1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 연방수사국(FBI)이 지난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 받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자문을 감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내통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는 내용인데요.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화요일(11일) 벌어진 캔자스 주 하원의원 보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의 추격을 따돌리고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 소식, 또 미국의 유나이티드 항공이 승무원들을 태우기 위해 탑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려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마지막으로 소식으로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 관계에 대한 의혹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데요. 미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 대통령 측근을 감시하기 위해 법원 영장까지 발부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익명의 미국 정부 관리 등의 증언을 토대로 보도한 내용인데요. 미국 대통령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여름, 미국 법무부와 FBI가 해외정보감시법원(FISC)으로부터 카터 페이지 씨에 대한 감시 영장을 발부 받았다는 겁니다. 이 신문은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자문이 러시아 요원들과 접촉했다는 의혹을 믿을 만한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FBI의 감시를 받은 페이지 씨,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네, 투자금융 전문가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전문으로 하는 석유산업 자문회사를 설립해 이끌고 있습니다. 지난해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외교정책 자문으로 활동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측은 그동안 페이지 씨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진행자) 법원이 어떤 근거로 영장을 발부했는지 알려졌습니까?

기자)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담당 판사는 페이지 씨가 러시아 요원으로 활동한다고 믿을 만한 타당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해서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해외정보감시법원은 해외정보감시법(FISA)에 따라서 영장을 발부하는데요. 영장 발부 대상이 외국 정부의 첩보원으로 활동한다는 상당한 근거가 있을 때 감시 영장을 발부합니다. 페이지 씨에 대한 감시 영장의 유효 기간은 90일이었고, 최소 한 차례 이상 기한이 연장됐는데요.

진행자) 타당한 근거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지난 2013년에 페이지 씨가 러시아 정보요원과 접촉했다는 내용이 영장 청구서에 들어있다고 합니다. 2015년에 러시아를 위해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3명이 기소됐는데, 당시 페이지 씨가 이 가운데 한 사람에게 에너지 산업에 관한 자료를 넘겼다는 겁니다. 하지만 페이지 씨가 이 사건과 관련해 기소되진 않았습니다.

진행자) 페이지 씨가 단순히 러시아 정부 관리들과 접촉하거나 내통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 요원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은 점이 눈길을 끄는데요.

기자) 네, 하지만 감시 영장이 나왔다고 해서, 페이지 씨가 유죄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법무부가 아직 페이지 씨에 대해서 어떤 혐의를 적용하거나 기소하지 않았고요. 앞으로 기소할 계획인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페이지 씨는 이런 보도 내용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페이지 씨는 영장 발부 사실이 공개돼서 오히려 기쁘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법원 영장은 이전 오바마 행정부가 외교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억압하기 위해 노력했음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페이지 씨는 그동안 러시아 내통 의혹을 계속 부인해왔는데요. 부당한 것이고,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FBI와 법무부는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보기관은 러시아가 지난해 해커들을 동원해서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고 결론지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을 돕기 위해서 개입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현재 FBI가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 관계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월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러시아와 관계가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데요. 카터 페이지 씨 외에도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 씨 등이 러시아 내통 의혹을 받고 있고요. 트럼프 캠프 자문 역할을 했던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제프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와 접촉한 사실이 나중에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세션스 장관은 당시 상원의원 자격으로 만났을 뿐이라고 말했고요. 쿠슈너 고문의 경우에는 인수위 관계자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란 반응입니다.

진행자)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우에는 러시아 대사와 제재 문제를 논의한 일로 결국, 사임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논의 사실을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숨겼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인데요. 신뢰가 깨졌기 때문에 사임을 요구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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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앙정보국장으로 발탁된 마이크 폼페오 전 하원의원의 후임을 뽑기 위한 선거가 화요일(11일) 캔자스 주 제4선거구에서 실시됐는데요. 공화당 후보가 결국, 승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의 론 에스티스 후보가 53% 대 46%로 민권 변호사 출신인 민주당의 제임스 톰슨 후보를 물리쳤습니다. 제4선거구는 지난해 폼페오 당시 하원의원이 30%p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한 곳인데요.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큰 승리를 거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손쉽게 공화당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막판에 민주당 후보의 거센 추격을 받으면서, 공화당이 비상에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 유권자들의 이번 보궐 선거에 무관심한 것도 이유로 지적됐고요. 또 에스티스 후보가 캔자스 주 정부의 현 재무장관인데, 주지사의 인기가 없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이번 캔자스 선거는 남은 보궐 선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선거로 여겨졌는데요. 캔자스 주에서 인기가 높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지원 유세에 나섰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화요일(11일) 에스티스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는 글을 직접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주에 실시되는 조지아 주 보궐 선거에도 관심을 끌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톰 프라이스 전 하원의원이 보건후생부 장관 자리에 오르면서 공석이 된 자리를 채우기 위한 선거인데요. 오는 4월 18일에 실시됩니다. 현재 16명에 달하는 후보가 난립하는 가운데 민주당의 존 오소프 후보가 4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1위를 달리고 있는데요. 오소프 후보는 의회 보좌관 출신으로 800만 달러가 넘는 막대한 선거 자금을 모아,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그렇게 선거 자금을 많이 모았나요?

기자) 네, 다른 지역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대거 후원금을 보냈다는 소식입니다. 이번에 보궐 선거가 실시되는 조지아 주 제6선거구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텃밭인데요. 지난 1978년부터 거의 40년 가까이 공화당이 장악해온 자리여서, 이번 민주당 후보의 약진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다음 주 1차 투표에서 50% 이상 지지를 받는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6월 20일에 결선투표가 열리게 되는데요. 공화당은 일단 오소프 후보가 1차 투표에서 50% 이상 획득하지 못하게 막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공화당은 올해 보궐 선거에서 패할 경우, 내년 중간선거까지 분위기가 이어져, 다수당 위치를 잃게 될지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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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의 대형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최근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리는 일이 있었는데요. 이 일과 관련해 연방 의원들이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알아보죠?

기자) 네, 논란이 된 사건은 지난 일요일(9일) 밤에 일어났습니다. 베트남계 의사인 데이비드 다오 씨가 시카고의 오헤어 공항을 출발해 켄터키 주 루이빌로 향하는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는데요. 항공사 측이 비행기가 초과 예약이 됐다며, 좌석을 포기할 자원자를 모집했습니다. 800달러의 보상금을 제공하겠다고 했는데도 자원자가 없자, 무작위로 내릴 사람을 지정했는데요. 여기에 뽑힌 다오 씨가 비행기에서 내리길 거부하자, 공항 보안요원을 동원해 강제로 끌어낸 겁니다. 더구나 항공사 측이 늦게 도착한 자사 승무원을 태우기 위해 정상적으로 표를 사고 비행기에 탑승까지 한 승객을 강제로 내리게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진행자) 거기다 항공사 측이 사건 초기에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반응을 보여서 더 논란을 키우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유나이티드항공의 오스카 무노즈 최고경영자(CEO)는 사건 다음날인 월요일(10일) 승객들을 ‘재배치(re-accommodate)’하게 돼 미안하다고 밝히면서 승무원들이 규정을 따랐다고 옹호했습니다. 이렇듯 사과라기보다는 직원들의 편을 들자 인터넷을 중심으로 엄청난 비난의 목소리가 일었고요. 논란이 커지고 회사 주가까지 떨어지자, 여러 차례 다시 공개사과를 했습니다. 회사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바로잡겠다고 밝히면서 회사의 방침 등을 검토한 뒤 이달 말까지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했죠.

진행자) CEO가 이렇게 이틀 연거푸 사과하기까지 사건이 커진 데는 소셜미디어라고 하는 인터넷 관계망서비스의 힘이 작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기자) 맞습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객들이 찍은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졌기 때문입니다. 다오 씨가 강제로 자리에서 끌려 내려오면서 비명을 지르고, 좌석 손잡이에 머리를 부딛쳐 얼굴에 피가 흐르는 모습이 그대로 동영상에 담겼는데요. 이 영상이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투브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에 공유되면서 수많은 사람의 분노를 사게 된 겁니다.

진행자) 인터넷상에서는 유나이티드 항공 불매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탑승객을 함부로 대하는 유나이티드 항공사를 이용하지 말자는 불매운동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고 있는데요. 항공사의 회원카드나 신용카드를 가위로 마구 자르거나, 분쇄기에 넣는 사진, 항공사 앱에서 탈퇴하는 사진 등을 올리면서 다시는 유나이티드 항공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고요. 많은 네티즌이 또 이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이 그런데 국제적인 문제로까지 확산되는 분위기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강제로 끌려 나온 승객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베트남계 의사인데요. 사건 초기에 중국인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에서 큰 비난이 일었습니다. 인종차별에 근거한 사건이라는 겁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관련 동영상은 하루 만에 1억 회를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는데요. 이후 다오 씨가 베트남계 미국인으로 확인됐지만, 중국 네티즌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고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로 유나이티드 항공 불매 운동이 퍼져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문제가 커지면서 백악관에서도 이 사안과 관련한 언급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화요일(11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사안에 대해 ‘불행한 사건’이었다며, 동영상을 본다면 항공사의 일 처리가 얼마나 우려가 되는지 알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의원들도 관련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많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원들이 관련 사건에 대해 비판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는데요. 사건의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하면서 조사를 촉구한 의원들도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의 엘리노어 홈즈 노턴 의원은 화요일(11일) 성명을 통해 하원 교통·기반시설 위원회에 청문회 개최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하원의 아시아·태평양 코커스 의장을 맡은 주디 추 의원은 이번 사건의 적법성 여부를 질의하기 위해 유나이티드 항공의 무노즈 CEO와 연방 교통 장관에게 각각 서한을 보내기도 했는데요. 현재 연방 교통부도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