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약 뒤집기, 중도 성향 변화 징조...CIA 국장 "위키리크스, 비국가 적대 정보기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러 국내외 정책에서 선거운동 때와는 다소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이런 공약 뒤집기가 나쁘지만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먼저 살펴보고요.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위키리크스를 비국가 적대적인 정보기관이라며 비난했다는 소식, 또 수명 연장에 가장 좋은 운동이 달리기라는 연구 결과 내용 마지막으로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켜서 ‘뒤집기의 왕’이다, 이런 표현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 여러 국내외 정책에서 선거운동 당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처음에는 이게 부정적인 의미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정학에 관한 이해가 부족하다, 현실에 습격을 당하더니 태도가 바뀌었다, 이런 식으로 비판하거나 비아냥하는 반응이 나왔었습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목요일(13일)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경험을 쌓으면서 좀 더 중도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 당시 발언을 보면 우려되는 게 많았는데, 요즘에는 옳은 소리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사실 선거운동을 벌일 때하고 일단 대통령 자리에 올랐을 때는 다르다는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워싱턴대통령의회연구센터 댄 머해피 부회장은 VOA와 인터뷰에서 선거운동 할 때는 모든 것이 흑과 백, 이렇게 흑백 논리로 나뉘지만, 대통령 자리에 오르면 회색, 그것도 명도가 아주 다양한 회색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런 점을 깨달으면서 태도가 변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중도 성향의 주류 기업인 출신 참모들과 전문가들의 영향을 받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실용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진행자) 특히 지난 며칠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공약을 뒤집는 발언을 했는데요. 대표적인 것들 살펴볼까요?

기자) 네, 먼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발언을 꼽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운동 기간에 나토를 “한물간 조직”, 그러니까 시대에 뒤떨어진 조직이라며 비판했는데요. 지난 수요일(12일)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한 뒤에는 나토에 대해 “더는 한물간 조직이 아니다”라고 말한 겁니다. 또 지난주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응한 폭격만 해도, 다른 나라 일에 가능한 개입하지 않겠다던 이전 태도와는 달라진 것입니다.

진행자) 중국에 대한 태도도 바뀌었죠?

기자) 맞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에 취임하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약했었는데요. 수요일(12일) 월스트리트저널 신문과 인터뷰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최근 들어서는 환율을 조작하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선거운동 할 때는 중국이 북한에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가해 핵계획을 포기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지난주 시진핑 중국 주석과 회담하면서 이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이 하지 않으면, 미국이 나서겠다면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여전히 중국에 압력을 넣고 있는 상황이긴 하죠. 자, 이렇게 대외정책 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와는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요. 일부 국내 정책 면에서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8월에는 수출입은행에 대해서 불필요한 기관이라고 비판했었는데요. 많은 중소기업이 도움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이제는 옹호하고 있습니다. 수출입은행은 수출기업에 대출을 해주거나, 대출을 보증하는 일을 하는 연방 기관이죠. 현재 위원회 두 자리가 공석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곧 채우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대해서도 지난해에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돕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이제는 신뢰한다며 유임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연방준비제도는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기관이죠.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이런 공약 뒤집기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매우 융통성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점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전혀 변명하거나 사과하지 않고 있는 건데요. CNN 방송의 정치 전문가 데이비드 그레고리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공약 뒤집기가 원칙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대통령이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융통성을 발휘하는 모습으로 볼 수도 있다고 BBC 방송에 말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가운데는 “나토는 한물간 조직이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 이런 수사에 박수를 보냈던 사람도 많은데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뒤집기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입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지지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일을 해내는 지도자, 거래를 성사시키는 지도자로 보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정책에서 태도를 바꿔도 골수 지지층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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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인터넷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를 강하게 비판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폼페오 국장이 목요일(13일) 워싱턴의 공공정책 연구기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연설했는데요. 위키리크스를 비국가 적대적인 정보기관이라며 비난했습니다. 일부에서 위키리크스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이는 매우 당황스럽고 우려되는 일이라면서, 이제 위키리크스의 실체를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CIA의 비밀 첩보 활동을 옹호했는데요. 위험한 세상에서 적국과 테러 단체의 정보를 빼내고 분석함으로써, 국가 안보를 위해 일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폼페오 국장이 이렇게 위키리크스를 비난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폼페오 국장은 위키리크스가 테러 단체와 러시아 등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들을 돕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군 정보당국이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해킹한 정보를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했다고 예를 들었는데요. 미국에 초점을 맞추면서 비민주국가나 단체의 지지를 구하고 있다는 겁니다. 폼페오 국장은 위키리스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에 대해 테러 단체들이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최근 아라비아 반도의 알카에다 지부가 어산지에게 감사를 표한 점을 예로 들었습니다.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미국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수단을 위키리크스가 제공하고 있다며 인터넷에 감사 동영상을 올렸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위키리크스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위키리크스가 민주당 전국위원회 지도부의 이메일과 클린턴 선거운동본부 관계자들을 이메일을 해킹해 공개하는 등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불리한 자료를 공개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대통령 자리에 오른 뒤에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얼마 전에 위키리크스가 CIA의 정보수집 방법이라며 기밀 정보를 폭로하자, 국가안보를 해치는 행위라며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비판에 대한 위키리크스 측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폼페오 국장의 발언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은 아닙니다만, 설립자 어산지가 이번 주에 위키리크스를 옹호하는 글을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했습니다. 위키리크스는 정보가 합법적으로 들어왔는지 어떤지에 상관없이, 그저 뉴스가 될 만한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는 겁니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스웨덴에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상태인데요. 체포를 피하기 위해서 2012년부터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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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건강 소식 하나 보겠습니다. 오래 살고 싶으면 달리기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의 한 연구진이 장수에 가장 도움이 되는 운동으로 달리기를 꼽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시간을 달리면 수명이 7시간 늘어난다고 합니다. 심장의학회지인 ‘심장질환 진전’에 최근 실린 내용인데요. 연구진이 달리기를 하는 사람과 전혀 달리지 않는 사람을 비교해 본 결과, 달리기를 하는 사람의 평균 수명이 3년 정도 더 길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달리기의 속도가 느리거나 불규칙적으로 달린다고 해서 효과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고요. 담배를 피우는 사람, 술을 마시는 사람, 과체중인 사람인 경우에도 달리기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몇 년 전에도 달리기가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비슷한 연구 결과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4년에 댈러스에 있는 ‘쿠퍼 연구소’가 광범위한 자료를 바탕으로 수명과 달리기의 연관성을 연구해 발표한 바 있는데요. 하루에 단 5분만 달려도 수명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내용이었죠. 그러자 의료계와 또 일반인들 사이에서 질문이 잇따랐다고 합니다. 달리기가 아니라 다른 운동도 달리기만큼 효과가 있는지, 꼭 장거리를 달려야 하는지, 불규칙적으로 달려도 효과가 있는지, 이런 질문이 이어지자 결국 연구진이 추가 연구를 진행한 거라고 하네요.

진행자) 추가로 연구해본 결과, 역시나 달리기가 수명 연장에 최고라는 결론이 나온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이덕철 박사는 ‘쿠퍼 연구소’ 자료를 비롯해 최근 나온 운동과 사망률 관련 연구 결과 등 방대한 자료를 분석했는데요. 달리기를 하는 사람의 경우, 달리는 속도나 거리와 상관없이 조기 사망률이 40%가량 줄었다고 하고요.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사람도 같은 효과를 봤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1시간을 달리면 7시간을 더 산다는 건 어떻게 나온 수치인가요?

기자) 네, 일반적으로 달리기하는 사람들의 경향을 분석했더니 1주일에 2시간을 달렸다고 합니다. 이렇게 40년을 운동했을 경우 기대 수명이 3년 2개월 늘었고요. 운동한 시간을 빼도 2년 8개월을 더 사는 건데요. 이걸 시간당으로 계산했을 때 7시간이 나온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1주일에 2시간보다 더 많이 달릴 경우는 어떻습니까? 더 오래 사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달리기를 한다고 해서 무한정 수명이 늘어나는 건 아니고요. 최대치가 약 3년 정도였다고 합니다. 또 많이 달린다고 해서 역효과가 나는 것도 아닌데요. 하지만 4시간을 넘어서면 더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달리기를 다른 운동과 비교했을 때는 어땠습니까?

기자)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 다른 운동을 했을 경우에도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되긴 했지만, 달리기만큼의 효과는 기대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다른 운동의 경우 달리기를 하는 만큼의 노력을 해도 조기 사망률은 12%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달리기와 수명연장이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걸까요?

기자) 연구를 주도한 이 박사는 달리기와 수명이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기보다는 달리기를 하는 사람의 경우 보통 건강한 생활 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생활 방식이 사망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거죠. 하지만 이 박사는 수치로 봤을 때, 달리기가 장수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