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북한 도발 심각한 우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피핀 대통령이 29일 마닐라에서 진행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정상회의 폐막일정에서 연설하던 중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이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는 정상회의 의장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어제(29일) 막을 내린 아세안 정상회의는 오늘 의장성명을 통해,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행동을 포함한 한반도 상황 전개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히고 "북한의 행동이 지역 전체의 긴장을 높이고 평화와 안정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성명은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라"고 북한에 촉구했습니다.

북한은 아세안 회원국 중 10개 나라와 수교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아세안 정상들은 또한, "즉각 대화의 길을 모색하기를 관계 당사국에 바란다"고 미국과 한국 등에도 밝혔습니다.

한편,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중국을 비판하는 아세안정상회의 공동성명은 격론 끝에 채택에 실패했습니다.

남중국해 관련 사안에는, "남중국해에서 아세안과 중국의 협력 증진"이라는 참가국들의 입장 표명을 의장성명에 담는 것으로 마무리됐습니다. 당초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무효로 결정한 지난해 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을 명시하면서, 해당 해역에 군사시설을 짓고 있는 중국에 대한 우려를 공동성명에 담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중국의 압력으로 불발된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국인 필리핀의 라우로 바자 외교부 차관은 “이번 정상회의의 가장 큰 승리자는 중국”이라며 “아세안은 중국의 그림자 아래에서 행동한 것처럼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비판했습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정상회의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 문제를 포함한 지역 안보 문제에 대한 아세안의 우려를 전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초청했다고 백악관은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동아시아 정상회의와 미국-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