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움직임은 신형 ICBM 발사대 공사”

북한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전경. 1번은 이동식 ICBM용 발사대 공사로 추정되는 굴착작업이 벌어지는 지점. 2번은 미사일 조립건물, 3번은 기존 발사대, 5번은 계측 건물이다. 구글 어스 이미지.

최근 포착된 북한의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굴착 작업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아 올리기 위한 사전 작업이란 전문가 분석이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용 발사대를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미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CISAS)의 닉 한센 객원연구원은 1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동창리에서의 굴착 작업은 신형 ICBM용 발사대(launch pad)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지난 수 년 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움직임을 관찰해 온 위성사진 분석가인 한센 연구원은 해당 사진에 나타난 굴착 작업 현장의 모습을 볼 때, 이동식 ICBM을 발사할 수 있도록 대지를 평탄하게 만드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기존 도로를 유지한 상태에서 큰 트럭이 회전할 수 있도록 한 도로가 갖춰진 점에 주목하면서, 올해 여름쯤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미터인 발사대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찍은 지난달 22일자 위성사진. 화면 왼쪽 윗부분에 굴착 작업이 이뤄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 옆 건물은 미사일 조립동이고, 아래쪽 건물은 발사대다. 구글 어스 이미지.

앞서 ‘VOA’는 민간 위성업체인 ‘에어버스’ 사가 지난달 22일 촬영하고 무료 위성사진 서비스인 ‘구글 어스’가 공개한 사진에서 포착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움직임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움직임이 포착된 곳은 미사일 조립건물 바로 옆으로, 거리로는 서쪽으로 불과 30여 미터 떨어진 지점입니다. 이전까진 나무와 풀로 덮여 있던 이 곳에는 굴착 공사로 인해 가로 60미터, 세로 80미터 넓이의 모래 바닥이 드러난 것이 확인됐었습니다.

한센 연구원은 굴착 흔적과 과거 사진 등을 비교해, 해당 지역에서 작업이 시작된 시점을 지난 3월 중순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지난 2014년 초 이 지역에서 굴착 작업이 시작됐다가, 2015년 초 중단됐었다고 말했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중단됐던 당시 공사가 올 들어 다시 재개됐다는 설명입니다.

한센 연구원은 ‘이동’이 가능한 ICBM을 발사하기 위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동창리에 새 발사장을 건설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시험발사’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해당 장소가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용되고 있는 만큼, 시험발사에 필요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는 겁니다.

특히 새로 건설 중인 발사장에서 산을 따라 약 500미터 올라가면 계측장소가 있고, 멀지 않은 곳에 통제시설과 함께 기존 미사일 발사 때 설치된 각종 케이블 등 장비가 연결돼 있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ICBM은 장소에 상관 없이 어디서든 쏠 수 있겠지만, 시험 단계에선 최적의 장소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또 다른 위성사진 분석가인 ‘스트래티직 센티널(Strategic Sentinel)’의 라이언 바렌클루 대표도 1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한센 연구원의 분석에 상당 부분 동의했습니다.

[녹취: 바렌클루 대표]

앞서 바렌클루 대표는 5일 'VOA'에 정확히 어떤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판단하기 이른 시점이지만, 미사일 발사장 내 새로운 구조물을 건설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바렌클루 대표는 새 발사대가 기존 시설과 가깝기 때문에 시험 중 미사일이 폭발할 경우 주변 시설에 손상을 입힐 위험성은 남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기존 미사일 조립건물과 발사대 사이에 이동식 ICBM을 시험발사할 수 있는 약 90m 길이의 충분한 공간이 있지만, 위험성을 고려해 좀 더 떨어진 곳에 새로운 발사대를 마련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