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부는 지난해 개성공단 폐쇄와 함께 끊어진 북한과의 연락통로를 조속히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내에선 문재인 새 정부 들어 한반도 위기관리 차원에서 판문점 연락사무소부터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 이덕행 대변인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기자설명회에서 통일부가 그동안 끊어진 남북 간 대화채널 복원을 위해 여러 구상을 했다며 대화통로가 다시 열려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녹취: 이덕행 대변인 / 한국 통일부] “정부 입장에선 남북대화뿐만 아니고 남북 간의 전체적인 관리,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남북 간 대화채널이 열려야 한다는 것이 항상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이 대변인은 지난해 2월 개성공단과 함께 가동이 중단된 판문점 연락사무소 정상화 문제와 관련해 통일부의 연락관들이 지금도 매일같이 판문점 연락사무소에 출근해 북한 측에 전화 연결을 시도하고 있지만 북한 측이 응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장 정상화하는 데 기술적으론 전혀 문제가 없고 북한의 태도가 관건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외교특보를 맡았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대외부총장은 16일 ‘정부 정책브리핑’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의 새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화통로 복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북한이 판문점 연락사무소를 단절했다고 해서 북한 측에서 복원을 요청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지나치게 수동적인 자세라며, 한국 정부가 먼저 6·15와 10·4 정상선언의 정신에 입각해 상호 체제 존중의 메시지를 보내고 북한이 판문점 연락사무소의 정상화로 화답하는 게 현실적 수순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양 교수는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가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양무진 부총장 / 북한대학원대학교] “대화와 압박 병행 전략을 통해서 한반도 평화를 이끌겠다, 그 연장선상에서 대화를 하기 위한 가장 기본이 판문점 연락사무소 복원부터 아니겠느냐, 이것이 바람직스럽다. 그렇다면 조만간 이와 관련한 조치가 뭔가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한 기사입니다.”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전현준 원장도 한반도 위기관리 차원에서 지금처럼 남북 간 소통 창구가 모두 막혀 있는 것은 위험한 상태라며 북한도 창구 복원에 호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전현준 원장 /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어떤 급변사태가 발생했을 때 핫라인을 통해서 상호 의사를 타진할 수 있는 최소한의 라인을 갖고 있는 게 정상적이지 않느냐는 거죠. 옛날엔 청와대와 김정일 집무실과 사이에 핫라인이 있었는데 지금은 적십자 채널 등 모든 채널이 끊겨 있으니까 한반도 위기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되는 거죠.”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정성윤 박사는 북한이 먼저 대화통로를 닫았기 때문에 스스로 통로를 복원하긴 쉽지 않겠지만 필요성은 느끼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정성윤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6·15 공동선언 기념행사나 8·15도 남아 있고 평창올림픽 참여 여부도 남아 있으니까 그런 낮은 차원의 남북한 사이 의사 교환할 수 있는 물리적 창구가 당연히 필요한 시점이 됐기 때문에 판문점에서의 전화통화 같은 그런 의사를 상호 확인할 수 있는 체계가 있어야 할 필요성을 부인할 순 없죠.”
북한은 지난 1971년 판문점에 남북 간 직통전화가 설치된 이후 지난해까지 모두 여섯 차례 직통전화를 차단했습니다.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과 2010년 5월 천안함 폭침 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극도로 나빴을 때 짧게는 4개월에서 길게는 4년까지 판문점 직통전화 채널이 단절됐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