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해 살다가 밀입북한 40대 탈북민 남성이 최근 다시 탈북해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에 살다가 북한으로 되돌아가는 탈북민의 대다수는 가족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15일 함경북도 온성에 머물던 재입북 탈북 남성이 최근 두만강을 건너 다시 북한을 탈출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이 남성은 여성 1명과 함께 재탈북했으며 이들은 한국행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온성의 한 농촌에 살던 이 남성은 한 동네에 살던 여성과 함께 처음 탈북해 2015년 초 한국에 왔습니다.
이들은 경기도 화성에 정착했지만 지난해 북한으로 되돌아갔으며 지난해 말 북한의 대외선전용 매체에 등장해 한국에서 지옥과 같은 나날을 보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번에 함께 탈북한 여성이 2015년에 한국에 같이 왔던 인물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재탈북과 관련해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는 한국에 정착했다가 북으로 되돌아가는 탈북민 대부분은 가족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족을 데려오기 위해 또는 가족들을 담보로 위협을 받아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한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 갈렙선교회] “99%는 북한에 있는 가족들 데려오려고 갔다가 잡혔다던지 거의 다 그래요. 표면적으로는 북한이 좋다, 남쪽 사회는 전부 다 사람 살 곳이 못 된다, 하면서 방송에 나가고 그렇게 해도 실은 그것은 그 사람들 마음이 아니에요.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잖아요. 그러고 나서는 이 사람들은 다시 올 수 밖에 없는 게, 한번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맛본 사람은 결코 거기에서 살 수 없어요.”
김성은 목사는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가운데 사라진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며 중국에 갔다가 북한 보위부에 납치된 탈북민이 수 십 여 명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탈북민의 재입북과 재탈북 사례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지난 1998년 탈북해 같은 해 12월 한국에 온 유모 씨는 지난 2000년 6월 북한에 있는 아내를 데려오기 위해 밀입북 했다가 북한 공안에 체포돼 조사를 받던 중 다시 탈북해 2002년 2월 한국에 재입국했습니다.
또한 2009년 탈북했던 김광호, 김옥실 부부는 2012년 11월 중국 선양주재 북한영사관을 통해 재입북했고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을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김 씨 부부는 2013년 6월 다시 탈북해 중국에 머물다 중국 공안에 체포됐으며 같은 해 8월 한국으로 송환돼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현재 한국 현행법 상 자발적으로 재입북한 사람의 경우 처벌을 받게 됩니다.
북한정의연대 정 베드로 목사의 설명입니다.
[녹취: 정 베드로 목사/ 북한정의연대] “한국 국민으로서 국적을 가졌던 탈북민이 한국의 법률을 위반하고 적국인 북한으로 다시 들어간 것 자체가 국가보안법 위반이고 간첩, 여러 가지 적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법에 의해서 저촉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으로 망명했다가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며 송환을 요구하는 한국 내 탈북민이 또다시 등장했습니다. 40대 탈북민 권철남 씨는 돈을 벌 수 있다는 브로커에 속아 한국에 왔다며 다시 북한으로 보내달라고 16일 주장했습니다.
2014년 8월 탈북해 3개월 만에 한국에 온 권 씨는 열악한 노동판에서 일하며 북한 출신이라는 괄시를 받았고 간첩 혐의로 체포돼 자백을 강요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권 씨는 국가보안법상 잠입, 탈북미수죄로 기소돼 지난해 9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기도 했습니다. 탈북민 가운데 북송을 요구한 사례는 김련희 씨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 통일부는 정부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탈북민들의 한국 정착 의사를 충분히 확인했다며 현행 법률상 한국 국민을 북송할 근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